연합초대석 남극전문가 장순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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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세종기지는 우리 국력의 상징"

"쇄빙선 보유로 탐사범위 넓어질 것"

(서울=연합뉴스) 홍성완 편집위원 = 자연과학자이면서 일반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책을 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특별한 열정이나 사명감을 가져야 가능한 일이다. 장순근 박사(63)가 이에 해당된다. 장 박사의 현 직함은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명예연구원. 하지만 남극 박사라고 부르는 편이 맞을 듯싶다. 그가 남극 세종기지에서 보낸 기간은 7년이 넘는다.

"1985년 11-12월이지요. 한국 해양소년단연맹(총재 윤석순)에서 남극 관측탐험을 했어요. 자연과학자로 지질학자와 기상학자 두 사람을 데려갔는데 지질학자로 제가 참가했지요. 우리나라가 1986년 11월 남극조약에 가입하고 다음해 1월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결정으로 기지건설이 확정된 후 4-5월 기지 후보지를 답사했어요. 그때 참가했고 88년 2월 세종기지를 준공한 다음 처음 월동했습니다. 1년 간 산 것이지요. 그리고 1990년 말부터 1992년 초까지 1년, 1994년 말부터 1995년 말까지 1년, 2000년 말부터 2001년 말까지 또 1년, 월동만 네 번 했지요. 그러면서 남극에 빠져들게 된 것이지요."

남극에서 월동이란 현지의 겨울에 해당되는 4월부터 8월 까지를 포함해서 1년 이상 지낸 것을 의미한다. 장 박사는 남극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써왔다. 남극에서 귀국한 지 한 달이 채 안 되는 그를 만나 많은 책을 쓰게 된 동기부터 물어봤다.

"지금까지 쓴 책이 거의 스무 권이 될 겁니다. 쓰게 된 이유는요, 사실 저도 자연과학자입니다만 국가 예산으로 현장조사하고 논문을 쓰고 발표하고 하면서 진작 연구하라고 지원해준 국민에게는 내가 무엇을 하는지를 말하는 게 거의 없어요. 이건 좀 곤란한 것 아니냐. 나부터라도 이야기하자. 그래서 제 전공이 지질학, 화석고생물학이니까 그 내용을 어린아이나 청소년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쓰기 시작했지요."

저서 가운데 찰스 다윈이 쓴 비글호 항해기를 번역한 것이 눈에 띈다. 마침 올해는 다윈 탄생 200주년으로 국내에서도 다원의 업적이 조명을 받는 터이다. "1988년 2월에 칠레 배를 빌려서 비글 해협을 지나갔습니다. 그때 날씨가 나빠서 비글 해협이 아름답다는 것을 몰랐어요. 그러나 3차 하계연구 때 1989년 12월 다시 영국 배를 빌려서 비글 해협을 지나가는데 날씨가 좋았어요." 비글 해협의 아름다운 경치에 반한 장 박사는 귀국길에 뉴욕 책방에서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를 사서 읽어보고 너무 재미있어 혼자 보기 아깝다는 생각에 번역에 나서게 됐다고 한다.

비글호 항해기는 만 스물셋도 되지 않은 젊은 나이의 다윈이 영국 해군전함 비글(Beagle)호를 타고 5년에 걸쳐 세계를 일주하면서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쓴 인류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여행기이다. 다윈이 탐사했던 남미대륙 남단 비글 해협을 장 박사가 남극 근무를 계기로 다시 지나가게 된 인연으로 번역본이 나오게 된 것이다.

장 박사는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를 읽었을 때의 소감에 대해 "기록해놓은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이런 사람이 있어서 인류가 발전하고 영국이 지금 선진국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한다.

칠레와 네덜란드 등지에서 구입한 다윈에 관한 고서적도 소장하고 있는 장 박사는 다윈이 비글호를 탄 것은 박물학자로서가 아니라 사실 선장의 외로움을 달래줄 말벗 역할을 하려고 승선했다가 결국 박물학자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는 것과 진화론 원리를 발견한 것도 갈라파고스 섬이 아니고 귀국 후의 일이라고 설명한다.

이야기를 남극으로 돌려서 세종기지의 근무환경을 물어봤다. 어려운 것은 추위가 아니라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것이라고 한다. "남극 하면 영하 40-50도로 생각하지만 사실 남극은 한반도의 62배, 중국의 1.4배 크기인 거대한 대륙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생각하는 혹한의 남극도 있고 덜 가혹한 남극도 있지요. 세종기지는 바닷가에 있고 해서 기온이 가장 낮아도 영하 25.6도밖에 안됩니다. 물론 바람이 세니까 몸으로는 상당히 춥게 느끼지요." 세종기지의 문화도 초창기 때와는 상당히 달라졌다. 인터넷 때문이다. 1999년 2월부터 인터넷이 연결되면서 멀기만 했던 남극도 사이버 공간에서 이웃이 됐다.

과거에는 서울에서 보낸 편지를 받으려면 비행기 편이 상대적으로 자주 있는 여름철이라고 해도 빨라도 한 달 반, 두 달 걸리고 전화비는 1분에 1만 원씩 할 정도로 비쌌는데 인터넷이 연결되고 나서는 키보드만 두드리면 서울의 신문을 다 보고 이메일을 주고받게 되니까 아무도 편지를 안 쓰고 기다리지도 않게 됐다고 한다. 또 게임 좋아하는 대원은 일과가 끝나면 자기 방으로 흩어지기 때문에 함께 모여서 지내는 시간도 줄어들게 됐다는 것.

남극의 자원 얘기를 꺼내자 장 박사의 설명이 길어진다. "사실 남극은 거대한 대륙인데 평균 두께 2천m가 넘는 얼음이 덮여 있습니다. 그 얼음이 녹으면 당연히 땅이 나오지요. 남극대륙은 2억 년 전에는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와 같이 붙어 있었어요. 활화산이 있고 온천도 있고…. 당연히 엄청난 지하자원이 있습니다. 석탄, 석유, 희귀금속에서 공룡화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다 있지요. 또 남빙양에는 생물자원이 있고요. 남극은 자원의 보고지요. "

남극의 얼음만 해도 굉장히 중요한 연구자료라고 한다. 남극의 얼음 덩어리는 단순한 얼음이 아니고 지구환경 변화를 간직한 역사책이나 다름없다는 것. "물이 얼면 얼음이 된다고 우리는 알고 있지만 남극에 있는 얼음은 물이 얼은 것이 아니고 눈이 다져진 것입니다. 자꾸 눈이 쌓이면 밑에서 얼음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면 눈이 쌓였을 때 눈송이 사이에 공기가 들어가고 그 공기가 얼음 속에 갇히지요. 그 공기는 요즘 공기가 아니고 그 눈이 쌓일 때 공기지요. 다시 말하면 10만 년 전 얼음이라고 하면 10만 년 전의 공기인 셈이지요. 얼음이 굉장히 중요한 연구자료입니다. 그래서 남극에서는 얼음연구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실제 지금 와서 40만 년, 80만 년 전 얼음까지도 캐냅니다. 우리나라는 못 캐지만요. 얼음을 캐서 공기를 분석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얼음을 캐는 나라에게 조금만 달라고 해도 대답도 안 합니다. 그만큼 얼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들도 아는 거지요"

남극의 중요성, 특별히 환경보호에 대한 각 국가간 공감대가 이뤄져, 1991년 10월 환경보호를 위한 남극조약의정서에 따라, 1998년부터 50년 동안 남극의 지하자원을 일체 개발 안 하기로 했다고 한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구 상의 국가가 200여 개에 달하지만, 남극에 월동기지를 가진 나라는 20개국밖에 안 된다. 우리 세종기지가 갖는 의미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장 박사의 지적이다. "그만큼 국력을 상징하는 것이지요. 정말 남극에 나간다는 것은 거대한 국력 없이는 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하자원을 개발하려고 남극에 가는 것이 아니고 남극의 환경을 연구하여 우리의 과학수준을 높이고 인류에 이바지하고 국민에게는 희망을 주고 자존심을 살려주는 것이고요. 또 국가 위신을 세우는 것이지요."

올해로 세종기지가 설립된 지 21년째. 그동안의 성과는 무엇일까. "남극은 TV, 책에서나 봤지 직접 가본다는 것은 상상을 못했지요. 그런데 많은 사람이 가봤고요. 그만큼 경험을 했고 자신감을 얻은 거지요. 또 한 가지 우리가 남극연구를 해서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입니다. 남극조약은 옛날에는 아주 쉬웠고 지금은 조금 바뀌어 그래도 쉽게 들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만 조약에 들어간다고 누구나 똑같은 발언권을 행사하는 게 아닙니다. 남극조약협의당사국(ATCP)이 되어야 합니다. 일종의 이사국이지요. 그건 아무나 되는 게 아니고 남극을 정말 연구하는 나라가 되는 겁니다. 우리는 세종기지를 지으면서 남극조약협의당사국이 된 거죠. 남극조약에 현재 48개국이 가입했어요. 그중 협의당사국은 28개국입니다. 다시 말해 20개 나라는 조약에 가입했지만 아무 권리가 없는 것이지요."

한국의 남극 탐사활동은 올해를 기점으로 한 단계 도약할 전망이다. 우리 기술(한진중공업)로 처음 건조되는 쇄빙선 아라온 호(6천950t)가 오는 9월에 취항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쇄빙선 보유가 갖는 의미에 대해 장 박사는 "지금은 우리 배가 없어 러시아의 내빙선을 빌리거든요. 내빙선은 얼음에 견디는 배이고 쇄빙선은 말 그대로 얼음을 깨는 배입니다. 개념이 다른 것이죠. 4천430t짜리 러시아 배를 빌리는 데 하루에 3천만-4천만 원의 용선료가 들어가요. 그래도 이 배는 내빙선이니까 얼음지역으로는 못 갑니다. 쇄빙선이 있으면 적어도 1m 정도 두께의 얼음을 깰 수 있어 웬만한 해빙을 헤치고 우리가 연구자료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지요. 다시 말해 지금은 남극의 한여름에만 우리가 내빙선 빌려서 남극을 연구하지만, 쇄빙선을 갖추면 어느 정도 바다가 얼 때도 무서워서 못 가는 바다에 용감하게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남극)대륙에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고요."

지구온난화 현상은 세종기지 현지에서 뚜렷하게 목격할 수 있다고 한다. "남극 그 거대한 대륙이 전부 온난화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세종기지가 있는 남극 반도 일대는 온난화 현상이 심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기지는 10년에 0.6도 기온이 올라갑니다. 기지에서 3㎞ 북동쪽으로 30m 높이의 빙벽이 있는데 그 빙벽이 1950년대 영국해군이 찍은 항공사진과 2000년 이후 우리 아리랑 인공위성이 찍은 사진을 비교해보면 2㎞ 정도 후퇴했어요. 그리고 후퇴하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더구나 1990년대 들어서서 굉장히 빨리 넓어져요. 그만큼 지구가 빨리 더워진다는 얘기지요. 기온이 올라가고 빙벽이 후퇴하고 당연히 노출된 땅도 많아지고요. 눈에 보이는 거지요. 남극이 다 그런 것은 아니고 세종기지가 있는 남극 반도 쪽이 심합니다."

청소년에게 해 줄 얘기를 요청하자 장 박사는 첫째 책을 많이 읽을 것, 둘째 매일 일기를 쓸 것, 셋째 이해에 그치지 말고 항상 왜 그런가 따지고 의문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그는 재작년 극지연구소를 정년퇴임 했지만 명예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열정적인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작년에 세종기지 20년을 정리하는 책을 편집했으며 올 한해는 세종기지 주변의 자연환경 변화에 대해 2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보는 책을 쓰겠다는 생각이다. 그런 기록은 우리가 2012년에 남극대륙에 진출할 때, 도움이 되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쇄빙선을 태워준다는 제의를 양보하고 대신 그 기간에 세종기지에 가서 작년에 못 봤던 것들을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게 장 박사의 심정이다.

남극이 뭐가 좋으냐고 하자 남극 박사는 "모든 게 좋다"며 한 마디 덧붙인다. "아침에 일어나 폐부 깊숙이 신선한 공기를 마실 때의 기분은 뭐라 말할 수 없습니다."

◇장순근 박사는

1969년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지질학과를 졸업하고 1980년 프랑스 보르도 1 대학교에서 미고생물학을 연구하여 이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 11-12월 한국남극관측탐험대에 지질학자로 참가한 다음 1987년 4-5월 기지후보지 답사에도 참가했다. 세종기지가 1988년 2월 17일 준공된 이후 1차(1988년 2월-1989년 2월), 4차(1990년 11월-1992년 1월), 8차(1994년 12월-1995년 12월), 14차(2000년 12월-2001년 12월), 모두 네 차례 월동했다. 남극경험을 바탕으로 야! 가자, 남극으로(창비, 1999년)와 남극탐험의 꿈(사이언스북스, 2003년)을 발간했다. 두 번째 월동에서 찰스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를 번역했고 네 번째 월동에서 새로이 번역해 신 완역본 비글호 항해기(가람기획, 2006년)를 펴냈다. 현재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명예연구원이다. (사진= 전수영 기자)
syip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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