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집단폭행, 어떻게 진행됐나

2009-03-08 アップロード · 234 視聴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지난 주말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참사 추모집회 참가자들이 벌인 경관 집단폭행 사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혼란속에 진행됐다.

8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10분께 1호선 동대문역에서 정보수집 활동 중이던 이 경찰서 정보과 박모(36) 경사는 사복 차림으로 6번출구 계단을 내려갔다가 시위대 200여명과 맞닥뜨렸다.

박 경사가 지니고 있던 경찰용 무전기에서 나는 소리를 들은 시위대 40여명은 "짭새(경찰)다"라고 외친 뒤 도망치려는 박 경사를 붙들고 주먹세례를 퍼부었다.

박 경사는 "쓰러지면 발길질을 하다가 일으켜 벽에 기대 세운 뒤 또 때리는 등 폭행이 10여분간 계속돼 옷이 모두 찢어졌고, 몸 수색을 당해 점퍼 안주머니에 넣어뒀던 외근수첩까지 모두 빼앗겼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박 경사의 호주머니에서 지갑을 빼갔다.

이 남성은 5분여만인 오후 9시21분께 인근 의류매장에 들러 박 경사의 지갑 안에 있던 신용카드로 15만4천원짜리 점퍼를 구입했으며, 이어 오후 9시23분에는 이 매장에서 50여m 떨어진 마트에서 2만5천원 상당의 담배 한 보루를 결제했다.

경찰은 의류매장과 마트내 CCTV에 찍힌 이 남성이 마스크를 쓴 시위대와 함께 동대문역 개찰구를 나서는 모습도 CCTV에 잡힘에 따라 시위대 일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탈진한 박 경사는 한참 뒤 연락을 받고 출동한 다른 경관들의 부축을 받고서야 자리를 뜰 수 있었다.

한편 동대문역앞으로 진출한 시위대는 역앞 8차선 도로 중 4차선을 점거한 채 종로5가역 방면으로 행진을 시도했다.

경찰은 방범순찰대 1개 중대 70여명을 신진시장 인근 길목에 급히 배치해 길을 막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 시위대에 폭행당한 경관 11명 중 한 명인 혜화서 최모(52) 정보보안과장은 "시위대를 인도쪽으로 밀어올리려던 중 60~80여명 정도가 우회해서 뒤쪽으로 돌아오는 바람에 의경들이 오히려 포위당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최 과장은 "당시 길 맞은 편에 혼자 서 있었는데 이중 10여명이 내가 들고 있는 무전기를 보더니 경찰이다 죽여라며 도로를 무단횡단해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 과장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쓰러진 그를 짓밟은 뒤 무전기 2대를 빼앗아 도망쳤다.

최 과장은 "마치 폭도와도 같아 순간적으로 정말 공포감을 느꼈다"며 "정보관은 원래 혼자 다니다보니 폭행에 노출되는 일이 잦고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결국 최 과장뿐 아니라 의경 8명과 교통과 이모(30) 순경을 무리에서 끌고나가 집단폭행한 뒤에야 다시 지하철을 타고 영등포 한나라당사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사복을 입고 현장에 출동했던 한 의경은 "등을 발로 차이고 깃발에 머리가 찍힌 뒤 구석으로 끌려가 5분여간 발로 밟혔는데 아직도 통증이 느껴져 움직이기 힘들다"며 "월요일에 자세한 검사결과가 나온다고 해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이 전경버스를 동원해 진입로를 봉쇄했다는 소식에 시위대는 영등포 민주당사로 방향을 돌린 뒤 당산동 유통상가 앞 도로를 점거한 채 행진하다 경찰에 의해 강제해산됐다.

이 과정에서 서울청 기동대 강모(42) 경사가 눈 주변이 찢어지고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경찰병원에 입원했으며, 시위 참가자 8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에 대해 추모집회를 주도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측은 일부 참가자들이 보인 돌발행동이란 입장을 밝혔다.

범대위 관계자는 "(서울역광장의) 공식행사가 끝난 뒤 일부가 동대문경찰서 앞에서 자발적인 시위를 벌일 마음을 먹었던 모양인데 이런 일이 생겨 유감스럽지만 신용카드를 결제한 사람이 시위대나 촛불시민이라고 몰고 가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범인이 검거돼 봐야 정확한 경위가 나올 듯하니 너무 속단하지 말아 달라"면서 "지난밤 상황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인 뒤 오늘 저녁께 정리된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한편 혜화경찰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날 허영범 서장을 팀장으로 하는 30명 규모의 특별수사전담팀을 편성, 경찰 집단폭행 용의자 검거에 나섰다.

hwangch@yna.co.kr

촬영,편집:박언국 VJ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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