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술 취한 화물차 고속도로 `씽씽

2009-03-20 アップロード · 959 視聴


휴게소부근 식당서 음주 운전자 고속도 질주

경찰 "인원없어 단속 거의 못해"

(대구=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저녁식사 시간인 19일 오후 7시30분께 경북지역을 지나는 한 고속도로 인근에 있는 A식당은 20여개의 테이블에 빈 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가득찼다.

불황에 장사하기가 힘들어진 식당이 많다고 하지만 이곳은 예외였다.

이 식당은 주변에 인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시가지와도 5㎞ 가량 떨어져 있고, 국도에서도 조금 벗어나 있어 일반적인 시각으로 보면 식당업을 하기에는 악조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치찌개나 제육볶음 등을 파는 평범한 이 식당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고속도로 휴게소 주변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취재진이 1시간여동안 식사를 하며 지켜본 결과 대다수 손님이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화물차 운전자들이었다.

이 식당은 고속도로 휴게소측이 직원들이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든 쪽문 앞에 승합차를 세워놓고 손님들을 계속 태워 옮겼고, 일부 손님들은 휴게소에서 걸어오기도 해 화물차 운전자들 사이에는 널리 알려진 식당인 것으로 추정됐다.

문제의 핵심은 이 식당을 이용하는 대다수 손님이 저녁식사를 하면서 술을 곁들인다는 점이다.

이 식당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단순히 휴게소 인근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술을 팔기 때문인 셈이다.

동행이거나 지인인 듯 보이는 운전자들은 삼삼오오 식당에 모여 밥을 먹으며 너나 없이 모두 소주나 맥주 등을 시켜먹었다.

술을 시키지 않은 팀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심지어 취재진의 옆 자리에 앉은 사람은 맥주와 소주를 섞어 이른바 폭탄주를 만들어 마시기도 했다.

대부분 단속에 적발될 정도인 1인당 소주 반병에서 한병씩 마셨다.

식사를 마친 손님들은 그냥 자리를 떠 휴게소로 돌아가거나 식당 안에 마련된 샤워실에서 샤워를 했다.

나름대로 취기를 줄이려는 방법으로 보였지만 이 같은 방법으로 금세 취기가 사라질 수는 없는 법.

야간에 술을 마신 상태에서 고속으로 주행하면 사고 위험이 높고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그런데도 이 식당을 찾는 손님은 대다수가 고속도로에서 대형 화물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이고, 대부분 술을 마셨으며, 별 다른 휴식을 취하지 않고 식사 후 곧바로 운전대를 잡았다.

한 손님에게 술을 마셔도 괜찮겠느냐고 넌지시 물었더니 "이 정도는 문제없다"란 답변이 나왔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일체 술을 팔지 않기 때문에 술을 파는 식당이 휴게소 주변에 생기면서 반주를 곁들이기 좋아하는 운전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또 다른 식당 관계자는 전했다.

알음알음으로 오다 보니 일반 운전자는 별로 없고 손님 대다수가 화물차 운전자란 점도 특징이다.

취재진이 지난해 11월 중순께 이 식당을 찾았을 때에도 비슷한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4개월 사이 손님만 바뀌었을 뿐 식사와 함께 술을 곁들이는 운전자들의 모습은 그대로였고, 대다수가 야간에 운전하는 화물차 운전자란 점도 변하지 않았다.

물론 야간에 고속도로를 달리는 화물차 운전자 모두 술을 마시지는 않지만 일부 화물차 운전자들이 별 다른 의식 없이 음주 상태에서 운전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소주 한 병 가량 마신 한 운전자를 따라간 결과 그는 휴게소 내 샤워실에 들렀다가 곧바로 시동을 켜고 출발했다.

또 다른 운전자 2명도 밥과 함께 나란히 소주 한 병을 나눠 먹은 뒤 휴게소에 있는 자신의 화물차에 각각 올라 잠시 머물다 운전대를 잡고 휴게소를 떠났다.

심지어 이 휴게소 인근 전봇대 곳곳에는 휴게소에서 조금 떨어진 B식당의 전화번호가 나붙어 있어 운전자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한 운전자는 "이 식당에 전화하면 승합차로 태우러 온다"며 "그 식당에서 밥에 반주를 곁들여 먹은 뒤 식당 주변의 노래방 등에서 놀다가 다시 휴게소로 돌아와 운전한다"고 털어놓았다.

이 지역의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월과 3월에 각각 이 휴게소에 차를 세워둔 채 B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시비가 붙어 싸움을 벌인 화물차 운전자들이 입건되기도 했다.

그만큼 이 휴게소에 차를 세워두고 인근 식당에서 술을 마시는 운전자들이 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음주단속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

관할 경찰서는 고속도로 운전자들이다 보니 음주단속을 할 수 없고, 고속도로 단속을 맡고 있는 고속도로순찰대는 휴게소 음주단속까지는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주로 톨게이트 중심으로 음주단속을 하다 보니 휴게소에서는 거의 단속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 고속도로순찰대의 해명이었다.

경북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관계자는 "대구.경북지역 고속도로를 모두 담당하는데 관할지역이 넓고 인원이 제한적이다 보니 단속을 많이 하지는 못한다"며 "주로 톨게이트에서 단속을 하고 휴게소쪽은 특별한 신고가 없으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톨게이트에서 단속을 한다고는 하지만 어느 누구도 운행 도중에 휴게소에 주차한 뒤 인근 식당에서 술을 마시는 운전자들을 제지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는 사이 일부 그릇된 운전자들은 움직이는 시한폭탄처럼 오늘도 단속의 사각지대에서 매연과 함께 술 냄새를 뿜어내며 시동을 켜고 있다.

sds123@yna.co.kr

영상취재: 손대성 기자 (대구경북취재본부), 편집: 김지민VJ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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