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동해안 최북단 저도어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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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로켓발사 준비..해군.해경 함정 긴장

(고성=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만선의 꿈을 안고 출어합니다."

어로한계선 이북에 위치한 동해안 최북단 3개 어장 가운데 하나인 저도어장이 개방돼 첫 출어가 이뤄진 3일 오전 현지 취재를 위해 새벽 4시40분 거진항을 출발하는 속초해경 100t급 경비정 해누리7호에 몸을 실었다.

북한의 로켓발사 준비로 전국이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어둠이 가득한 밤 바다를 1시간여 달려 먼동이 터오기 시작하는 5시50분께 어로한계선 부근에 도착했다.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바다에는 어선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경비정에서 기다리기를 30여 분, 드디어 어장에 출어할 어선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해경의 점호를 받기 위해서였다.

"어장에 들어가는 어선들은 어로한계선상에서 해경의 점호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일단은 모두가 한곳에 집결해야 한다"라고 한 경찰관이 상황을 설명을 해줬다.

어선들이 점호가 끝난 6시24분 어장 진입을 허가하는 해경의 사이렌이 울리자 한계선에 대기하고 있던 107척의 어선들이 일제히 앞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코앞에 있는,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는 어장에 먼저 들어가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선수를 바짝 들어 올리고 내달리는 어선들의 모습은 마치 전쟁터로 돌격하는 전함들 같았다.

순식간에 다다른 어장에서 어민들은 문어를 잡으려고 이곳저곳을 옮겨다니며 부지런히 낚시를 던졌다.

육지와 가까운 연안에서는 해녀들이 미역과 전복, 해삼, 다시마 등 수산물을 건져 올리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어민들이 낚시를 던지고 나서 10여 분 정도 지났을까?

곳곳에서 문어를 건져 올리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10㎏가 훨씬 넘어 보이는 커다란 문어를 잡아 올리느라 힘에 겨워하는 어민도 눈에 띄었다.

운 좋게도 큼지막한 문어 한 마리를 낚아올린 한 어민은 "1시간여 조업에 문어 3마리를 잡았다"며 어선에 접근한 취재진에게 손가락 3개를 펴보였다.

하지만 어민들의 표정은 대체로 밝지 않았다.

한성호 설윤하(55) 선장은 "많이 잡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로 신통치 않다"라고 답했다.

한 때 황금어장이라고 불릴 만큼 해산물이 풍부했던 어장이지만 좁은 구역에 많은 어선이 출어하고 어자원 고갈 현상도 심화하면서 잡히는 수산물이 갈수록 줄어드는데다 유가 상승 등으로 말미암아 출어경비도 나날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남북관계가 뒤숭숭한 가운데 북한의 로켓 발사가 임박했다는 소식 때문인지 어민들의 표정은 더 어두워 보였다.

순탄하지 못한 남북 관계는 농사를 짓거나 조업을 위해 민통선 이북과 어로한계선 북쪽 어장을 출입해야 하는 접경지역 주민과 어민들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금강산 자락인 북한의 구선봉이 바라다보이는 어장 주변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하는 해경 경비정 5척과 해군 함정 2척의 모습에서도 긴장감이 흘렀다.

속초해경 형사기동정 김관수(48.경위) 정장은 "해경은 안전사고 등에 대비해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어장에 출어한 어민들이 하나의 수산물이라도 더 잡아서 소득을 많이 올렸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강원 고성군 현내면 저진리 저도(猪島)를 기점으로 동쪽 1천300m, 북쪽 300m 구역에 설정된 저도어장은 인근에 있는 동해북방어장 및 삼선녀 어장과 함께 어로한계선 이북에 위치한 어장으로 매년 4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대진과 초도어촌계 어민들에게 한시적으로 개방되고 있다.
momo@yna.co.kr

취재:이종건 기자(강원취재본부), 편집:심지미 VJ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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