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 베니스에서 공간을 탐구하다

2009-06-08 アップロード · 143 視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양혜규 개인전 응결 열려



(베니스=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약간은 따가운 초여름 햇살이 비치는 4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베니스 카스텔로 자르디니(공원) 내 한국관에서 양혜규(38)의 개인전이 막을 올렸다.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양혜규는 응결이라는 이름의 전시에서 숨겨진 사적공간에 대한 탐구를 보여주는 비디오 영상과 설치작업, 조각 등 3점의 전시물을 선보였다.

200㎡(약 60평) 규모의 한국관에서 처음 마주치는 작품은 비디오 수상록 쌍과 반쪽-이름없는 이웃들과의 사건들이라는 긴 이름의 비디오 수상록이다.

지금은 독일에 머무는 작가가 한국에서 살았던 서울 아현동 주변의 모습과 비엔날레가 끝난 뒤 축제에는 초대받지 못했던 노숙자와 불법방문자들의 쉼터가 되는 베니스의 한국관 주변을 담은 1시간 15분 분량의 긴 영상은 제목처럼 공간을 초월하지만 이름없는 이웃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의 흔적을 담아낸다.

영상에는 영어와 이탈리아어, 한국어로 된 21~24분 길이의 내레이션이 덧붙지만 영상과 내레이션이 일치하지는 않는다.

작가는 "음성과 이미지를 어울리게 하되 하나의 시간대에 묶지 않으려 했다"며 "같은 영상을 볼 때마다 사람들은 다른 내레이션을 듣게 되고 끊임없이 새로운 영상과 음성의 조합을 경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시작 중앙에는 블라인드와 빛, 선풍기, 냄새를 복합적으로 조합한 설치작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목소리와 바람이 설치돼 있다. 작가가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는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 시리즈 중 하나다.

천장에 매달린 여러 개의 블라인드로 이뤄진 설치물은 통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을 통과시킨다. 또 주 전시장 둘레에 설치된 여섯 개의 선풍기는 시간차를 두고 작동하며 바람을 일으키고 블라인드는 바람에 흔들리며 공간의 고정성을 잃어간다.

동시에 검정 카메라 모양의 향 분사기를 통해 분사되는 향기는 선풍기 바람에 따라 섞이면서 관람객에게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작가는 비디오 수상록에 등장하는 내레이션 중 목소리는 목청이 없고 바람은 팔이 없다는 부분을 인용하며 "만질 수 없고 형언할 수 없는 색감과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설치작품 살림은 베를린에 있는 작가의 집 부엌을 실제 크기로 재현한 조각이다. 재현했다고는 하지만 구체적인 표현보다는 뼈대만을 남긴 조각으로 추상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 작업이다.

올해 전시는 한국관의 공간을 성공적으로 활용한 점도 높이 평가됐다. 작가는 천장 패널을 떼어낸 것을 제외하고는 원래 한국관의 구조를 되도록 그대로 살리는 방향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작가는 "화창한 날의 빛과 어두운 날의 빛, 석양빛까지 모든 것을 소화하면서 있는 그대로를 방해하지 않고 감싸 안고 담아내려 했다"면서 "그동안 여러 번 한국관을 찾았던 사람들로부터 한국관이 이런 느낌인 줄은 몰랐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올해 한국관 전시에는 유난히 해외 미술계 인사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올해 처음으로 외국 국적의 주은지 큐레이터가 커미셔너를 맡았고 또 이미 국제적으로 양혜규의 이름이 상당히 알려져 있는 덕택인지 한국관을 찾지 않았던 인사들도 한국관에 관심을 보였다.

주은지 커미셔너는 "영국의 테이트갤러리와 뉴욕현대미술관(MoMA), 구겐하임 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 관계자들이 한국관을 찾아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사진설명 =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에 전시된 양혜규의 살림(위)과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목소리와 바람(아래))

zitrone@yna.co.kr

촬영:황희경(문화부),편집:문원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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