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4.3희생자 발굴유해 운구식 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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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발굴 184구 제주대 법의학교실로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가신 날, 가신 장소를 몰라서도 아닙니다. 감히 입 밖에 꺼내지 못하도록 강요하던 시절이 있었을 뿐입니다. 단순히 유해만 암매장시킨 것이 아니라 진실과 인권을 함께 매장시켜 버린 야만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위원회 송승문 위원장은 10일 오전 11시 제주시 용담해안도로 어영소공원 남쪽의 제주공항 철조망 밖에 마련된 4.3 집단학살지 발굴 유해 발인식장에서 눈물의 주제사를 읽어 내려갔다.

그는 "허옇게 드러난 유골 어디에도 붉은 색은 없지만 아직도 님들을 빨갱이라, 폭도라 매도하면서 희생자에서 제외시키려는 세력들이 있다"며 "유족들은 이 참을 수 없는 분노 앞에 분연히 맞서서 싸워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발인식은 발굴 수행기관인 사단법인 제주4.3연구소가 4.3 당시 집단학살암매장 장소인 제주공항 남북활주로 동북측 지점에서 2단계 2차로 발굴한 184구의 유해를 실은 운구차량 앞에 마련한 제단에서 치러졌다.

이상복 행정부지사와 김용하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4.3희생자유족회 홍성수 회장 등은 발인식에서 추도사를 통해 희생자들이 영면하기를 기원하고 유족들과 함께 헌화, 분향하며 희생자들이 영면하기를 기원했다.

제주4.3연구소는 이보다 앞서 오전 10시 제주공항 내 유해 임시안치소 앞에서 유해를 실은 운구차량을 두고 제례를 봉행, 유전자 감식을 통해 희생자 유족들을 찾기 위해 제주대학교 법의학교실로 운구한다는 사실을 고했다.

운구된 유해들은 1949년 10월 군법회의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은 뒤 총살되어 암매장된 민간인들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유해는 장축 15.5m, 단축 4.3∼5.4m, 깊이 1.5∼1.7m 깊이의 구덩이에 참혹한 모습으로 뒤엉킨채 묻혀 있다 고무신과 숟가락 등 1천여점의 유류품과 함께 60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3월 30일 제주대 법의학교실로 먼저 운구된 75구의 유해를 더하면 이곳에서만 발굴된 유해는 모두 259구에 이른다.

제주4.3연구소는 또 2007년 12월 제주공항 남북활주로 서북쪽 지점에서 2단계 1차 발굴작업을 벌여 완전유해 54구와 부분유해 1천여점을 비롯해 카빈소총, M-1탄두 및 탄피, 안경, 금보철 등 659점의 유류품을 수습하기도 했다.

이들 유해는 1950년 8월 군인들에 의해 학살 암매장된 예비검속 희생자들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4.3연구소는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제주시 화북천 인근 밭, 동제원 가릿당동산 동녘밭, 별도봉 일본군 진지동굴, 고우니모루 저수지 등에서 1단계 발굴작업을 벌여 완전유해 11구와 부분유해 133점, 유류품 344점을 수습했다.

제주도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2006년부터 현재까지 국비 43억원을 들여 제주4.3연구소와 제주대학교를 수행기관으로 지정하고 희생자 유해발굴작업을 벌여왔다.

제주도는 내년 12월까지 남원읍 의귀리 송령이골, 제주시 구 오일시장 일대 등 도 전역의 4.3 희생자 암매장지에 대한 3단계 발굴작업을 벌일 계획이지만 아직까지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시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4.3특별법에는 제주4.3사건을 지난 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48년 4월 3일에 발생한 소요사태 및 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정의하고 있다.
khc@yna.co.kr

촬영,편집:홍종훈 VJ(제주취재본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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