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인국 주유엔 한국대표부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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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유지 위해 적극 노력"
"선박검색은 의무조항..소형무기 금수 北 돈줄 차단"

(유엔본부=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논의를 주도한 이른바 P5+2(주요국회의)의 일원으로 지난 16일간의 북핵 대응 협상에 직접 참여한 박인국 유엔대사는 "핵개발의 재정 원천을 봉쇄하자는 것이 이번 결의안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박 대사는 주요국간 합의로 10일(현지시간) 안보리 전체회의에 결의안 초안이 회람된 뒤 공관 집무실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개성공단을 존속시키는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협상 과정의 뒷얘기를 풀어놨다.

북핵 문제로 대북 강경 분위기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그가 개성공단 유지를 위해 노력했다는 것은 다소 의외였다. 그는 "남북관계는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며 "기본적인 정책적 `툴을 유지하는 것은 정책의 유연성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선박검색 부분이 의무조항이 아니라는 일부 외신보도에 대해서는 "용어가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분명히 의무에 속한다"고 반박했다.

협상이 타결된 직후 그는 아주그룹 국가 대사로는 6년 만에 처음 유엔총회의 에너지, 식량 위기, 기후변화 협상 및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다루는 총회 내 핵심 위원회인 제2위원회 의장으로 선출됐다.

다음은 박 대사와의 일문일답

-- 이번 결의안이 기존 1718호에 비해 진전된 부분은 어떤 것인가.
▲ 미국의 수전 라이스 유엔대사가 말한 것처럼 선박검색과 무기금수 강화, 재정.금융 제재 강화, 제재 이행 메커니즘의 강화 부분이다. 핵무기를 더 개발할 수 있는 재정적 원천을 봉쇄하고, 그 기술에 대한 지원을 차단하는 데 주안점을 둔 것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모든 무기에 대한 금수조치를 취함으로써 그동안 소형무기 수출로 소득을 얻어왔던 북한의 돈줄을 차단한 것이 무엇보다 강력한 조치다.

-- 선박 검색과 관련해 당초 `결정한다(decide)에서 `촉구한다(call upon)로 바뀐 것을 놓고 의무조항이 아니라는 해석도 있던데.
▲ 유엔에서 결의안의 용어가 완벽하게 통일돼 있지는 않지만, `decide가 법적 효력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고, 그에 준하는 용어로 `call upon과 `demand(요구한다)가 있다. 후자는 제재대상 국가에 대해 쓰고 일반 회원국에 대해서는 call upon 이라는 말을 쓴다. 관습법이든 실정법이든 법적 확신 속에서 요청하는 것으로 단순히 촉구한다는 의미의 `urge와는 뉘앙스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call upon도 안보리 결정을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데 대해서는 주요국들 간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의무조항이 아니라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 중국의 요구로 강도가 낮아졌다고 하는데, 중국 쪽도 그렇게 생각하나.
▲ 협상 과정을 일일이 밝히기는 어렵지만, P5+2의 일치된 의견이었다고만 하겠다.

-- 과거 1718 결의도 이행이 안 된 것이 문제였다. 이 결의안은 이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 북핵실험이 국제 사회에 대한 도전이라는 인식의 공감대가 있고, 다양하면서 구체적인 조항들이 담겨 있기 때문에 이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006년 10월 1718호가 채택된 뒤 얼마 안 돼 미북 대화가 시작됐고, 석 달 뒤 6자회담이 활성화되면서 `6자 회담이 제대로 이행되는 한 1718호의 적용을 유예하자는 것이 당시 국제사회의 분위기였다. 그래서 어떤 것보다 정교한 결의인 1718호는 잠시 냉장고의 냉동고 속으로 들어갔던 것이고, 그걸 끄집어 내서 활성화 시키겠다는 것이 이번 결의안이다. 이행을 안한 것이 아니고 동결돼 있었던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 대북 제제 논의와 관련된 주요국 회의에 우리나라가 직접 참여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얘기가 많은데.
▲ 한반도 문제에 우리가 참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최대 관련국으로서 우리의 입장과 그동안 국제사회에서의 기여도 등을 고려할 때 미국을 위시한 상임이사국 전체가 이런 형태의 모임을 만든 선례를 남긴 것이 앞으로 유엔 외교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

-- 이번 결의안 마련 과정에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했나.
▲ 우리는 회의에 임하면서 신속강력한 대응, 구체적 조치가 수반되는 강력한 결의안, 1718호의 재확인과 확장, 북핵무기 개발 능력 저지에 초점을 둔 맞춤형 접근이라는 원칙을 갖고 임했다. 특히 금융제재 부분에서 우리의 안이 많이 관철됐다.

--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인가.
▲ 개성공단이라고 직접적으로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개성공단을 유지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개진했다.
당시 논의는 모든 금융 거래를 동결하자는 쪽으로 전개되고 있었고 일부 국가는 유엔 지원자체에도 상당히 우려를 표명할 정도로 강경했다. 만일 그렇게 되면 개성공단은 유지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돼 있었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개성공단을 유지시키는 것이 향후 정책적 `툴로서 유효하다는 판단이 섰고, 이는 우리 정부도 공식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래서 금융지원 제한을 핵.탄도 미사일 및 관련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경우로 한정토록 했다. 인도적 지원이나 개발목적 등은 예외로 한 것이다. 매우 뜨거운 논쟁이 있었지만 결국 미국이 우리를 신뢰할만한 카운터파트로 지원하면서 별도 조항으로 유지하게 됐다.

-- 미국이 우리를 신뢰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 협상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주 우리 관저에서 라이스 대사의 취임을 축하하는 파티를 열어줬다. (지난 3월 뉴욕에 부임한 라이스 대사를 위한 박 대사의 `웰커밍 파티는 핵실험 전에 예정된 것이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 러시아 대사 등 주요국 대사들이 참석했고, 반기문 사무총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그 자리에서 협상과 관련한 솔직한 얘기를 많이 나누게 됐다.

-- 협의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인가.
▲ 회의장 얘기를 구체적으로 하는 것은 외교 관례에 어긋난다. 그러나 계속 고비가 있었다. 언제 누가 어떤 문제를 제기할지 모르니까. 다 합의가 됐다고 생각하고 회담장에 들어갔는데 엉뚱한 곳에서 돌발변수가 튀어나온 일도 있었다. 그때마다 양자, 또는 다자간 협의를 통해 극복해 냈다. 시간이 걸렸지만 중국이나 러시아가 동의를 하고 노력을 기울여 준 점을 평가한다. 앞으로 이행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충실한 이행과 관련국가들의 협조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이번에 박 대사가 유엔총회 제2위원회 의장으로 선출됐는데, 우리나라 입장에서 어떤 의미가 있나.
▲ 최근 유엔의 관심이 전통적 안보 개념에서 새로운 위기, 말하자면 경제.식량.환경.에너지 등으로 넘어가는 추세고 이 문제를 다루는 위원회가 제2위원회다. 지난 6년간 아주그룹에서 이 위원회를 맡은 적이 없어 이번에 아주그룹이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됐고, 우리나라가 G20 참여국으로서 선진국과 개도국간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는 기대도 있었다.
kn0209@yna.co.kr

취재:김현재(뉴욕), 편집:조싱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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