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기욱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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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 전략 협의하는 생산적 만남 돼야"
"남북관계ㆍ핵주권 주장 韓美공조에 변수"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센터 소장인 신기욱 교수는 14일 "한국과 미국 간 정상회담의 가장 큰 이슈는 북한 핵문제가 될 것이고 현재 남북 관계 경색과 한국 내 정국이 한국과 미국의 공조 관계에서 잠재적인 최대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정세 전문가인 신 교수는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센터 사무실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정상회담에선 미국의 양해 하에 한국이 먼저 경색된 남북 관계를 해소할 수 있는 나름의 역할 공간을 찾는데 초점을 맞추고 이를 위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전략을 협의하는 생산적인 만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지금 이른바 `조문 정국 후유증으로 어수선한데다 효순ㆍ미선양 추모대회 등 반미 정서를 대변하는 투쟁 양상도 가시화되고 한국 내 일부 계층을 중심으로 `핵주권 주장까지 대두되고 있어 한미 관계에 상당한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면서 "한미 두 정상이 양국 간의 공조를 너무 내세우기 보다는 실리적이고 실무적인 전략을 짜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북한 억류 여기자 등 문제가 남아 있지만 북미 관계는 올해 가을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면서 "그러나 악화일로에 있는 남북 관계는 좀 더 장기화될 우려가 크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신 교수와의 일문일답.
--양국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북핵 문제가 핵심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내년 초 이후 해결 방안이 나올 것이고 당장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한 데 참 어려워 보인다. 사실 한미 공조는 정보 교류 등에서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상태에 있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정상이 한미 공조를 너무 내세우기보다는 대북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무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을 논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남북 관계와 한미 관계가 서로 연관돼 있다고 보나.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칠 잠재적인 최대 변수로 북한 핵문제 등을 포함한 남북 관계와 한국의 정치 상황을 들 수 있다. 지금은 한미 양국이 `21세기 동반자 관계 등 진부하고 원론적인 얘기를 할 때가 아닌 것 같다. 한미 관계는 이미 돈독해져 있고 공조도 탄탄하다. 다만 한미 공조를 너무 내세우다 보면 현 이명박 정부에 대한 한국 내 시선이 더 나빠질 수도 있는 현실을 맞고 있다. 미국도 한국의 내부 사정 등을 좀 이해해야 한다. 지금은 대북 문제가 꽉 막혀 있고 한국 정치 상황이 매우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정치상황에 대해 일부에선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론 민주주의의 위기라기 보다는 `거버넌스의 위기로 보인다. 통치력 내지 수완의 문제일 수 있다. 한국내 일부 지식인 계층에선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핵주권론이 나오고 있다. 물론 미국은 이를 거부하고 있긴 하다. 이른바 조문 정국의 파장인듯 좌우 갈등이 있고 효순.미선양 사건 등에서 보듯 반미 정서가 살아 있다. 한국의 핵주권 문제나 반미 정서는 한미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북핵 문제는 당장 해결책이 보이질 않는다는 전망이 우세한데.
▲지금으로선 북핵 문제나 남북 관계는 풀기가 참 어려워 보인다. 북미 관계는 올해 가을 이후 해빙의 조짐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북한에 억류된 여기자 2명의 문제가 풀리면 북미 관계는 진전될 수 있다. 여기자들 석방을 위한 앨 고어 전 부통령의 방북 카드는 바람직해 보인다. 윌리엄 페리 전 장관을 보내는 방안이 일각에서 검토되기도 했는데 반대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앨 고어의 방북은 효과를 거둘 가능성이 있다. 북미 관계가 조만간 진전되고 남북 관계 경색은 장기화되는 국면이 나타나면 한국이 다소 소외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고 이는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북한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보는가.
▲한국 정부가 나서야 한다. 한미 공조를 너무 의식하기보다는 미국의 사전 양해와 논의를 통해 한국 정부가 남북 관계를 푸는 전략을 찾아야 한다. 이번에 양국 정상이 이런 구체적인 전략을 찾기 위해 심도있게 논의했으면 좋겠다. 한국이 대북 관계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때가 됐다. 남북간 채널을 복원하고 대북 문제에서의 역할 공간을 찾는 게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미국의 태도도 좀 변해야 한다. 한국의 내부 정치 사정 등을 감안하고 한국 정부가 좀 더 독자적인 운신의 폭을 갖도록 미국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
ksy@yna.co.kr

취재:김성용(샌프란시스코),편집:조싱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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