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 전작권.아프간엔 원론적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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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성 감안한 듯..`불씨 남아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미국 워싱턴에서 16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조정과 아프가니스탄 문제는 일단 원론적 수준에서 언급됐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상회담의 핵심은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억지(Extended Deterrence)의 명문화였지만 이는 양국이 사전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초점은 전작권 전환 연기론과 아프간 파병 문제가 과연 거론될 것인가에 맞춰졌었다.
하지만 양 정상은 일부 원론적 수준의 언급 외에 두 사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굳이 따지자면 전작권 전환 시기 조정은 우리 측이, 아프간 재파병은 미국측이 아쉬워할 부분일 수 있는데 양측의 이해가 교차하는 이들 문제에 대해서는 큰 틀의 언급으로 갈음한 것이다.
◇전작권 전환 재확인..시기조정 논의안해 =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전작권 전환 시기를 재협의하지 않은 것은 양국이 전환시점을 `2012년 4월17일로 못박은 상황에서 재론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국가대 국가의 합의를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뒤집는 논의를 하는 것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지에 대한 의구심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 양 정상은 "긴밀한 협의하에 검토.보완한다"는 데 합의했다. 또 "북한의 위협을 주시하면서 전반적 이행상황과 안보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 평가해 조정 소요가 발생하면 검토 보완해 나갈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달 30일 싱가포르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전작권 전환 시기를 재확인하면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주시하면서 진행키로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북한의 위협을 주시하면서라는 대목은 북한의 도발 상황에 대한 평가에 따라 전작권 전환시기를 재조정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됐지만 청와대와 국방부는 "북한의 위협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회담 결과물인 `한미동맹을 위한 공동비전(이하 동맹미래비전)에도 동맹 재조정을 통해 한국이 한국방위에 주역할을 담당하고 미국은 군사적으로 지원하게 될 것이라는 기존 한.미 간 합의 내용이 삽입됐다.
결국 이날 회담은 논란의 핵인 전환시기 조정이란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지 않고 전작권 전환이란 원론적인 내용을 재확인하면서 적어도 현시점에서는 전작권 전환시기 조정에 대한 재협의가 없을 것임을 확인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미 합의한 전작권 전환 날짜를 명시하지 않아 향후 상황에 따라 재론할 여지를 열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부 제기됐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 전작권 전환시기를 못박진 않았지만 이는 이미 한.미 합의사항에 명시되어 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 미사일의 잇단 발사, 핵실험, 우라늄 농축 선언 등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 시기 연기론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군사전문가는 "양국 정부가 이미 합의한 만큼 재론하기 쉽지 않은 문제임에는 틀림없다"면서도 "정부가 870만명에 달하는 전작권 전환 연기 서명자의 여론을 쉽사리 무시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파병문제 언급안했지만 `불씨 여전 = 이날 회담에서 아프간 파병문제는 테이블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맹미래비전에도 파병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다.
2007년 여름 아프간 피랍사태로 파병군을 철수한 이후 미국은 요로를 통해 한국군 재파병을 간접적으로 타진해왔지만 우리 정부는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당시 사태 이후 전투병력 파견에 대한 국내 여론이 워낙 좋지 않은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 역시 이 같은 한국내 분위기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파병 요청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세계의 이목이 쏠린 이날 정상회담에서도 구체적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도 회담 전부터 줄곧 "파병문제는 의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동맹의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를 역대 어느 미국 대통령보다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뜨거운 감자로 남게 될 공산이 크다.
한미동맹 강화를 중시하는 이 대통령이 미국이 가장 힘들어하는 전장인 아프간에 대한 또다른 기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은 민간재건팀(PRT) 확대 등으로 이를 대신하고 있지만 미래 상황을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동맹미래비전에도 "한미 동맹은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과 같이 평화유지와 전후 안정화, 그리고 개발 원조에 있어 공조를 제고할 것"이라고 명시해 그 가능성은 열려 있는 셈이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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