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CSI 떴다 범인 100% 검거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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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다기능 현장증거분석실 개소

22종 첨단장비 갖추고 과학수사 `진일보 기대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

살인 현장에서 발견된 증거는 포도 껍질과 발자국 하나가 전부.

경찰은 포도 껍질을 증거물 건조기로 말려 전혀 손상되지 않도록 처리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하고 족윤적시스템으로 발자국을 분석해 운동화 브랜드까지 알아냈다.

지방에서 살인사건을 저지르고 붙잡힌 용의자는 경찰이 유전자 자료와 자신의 운동화를 들이밀자 서울에서 저지른 또 다른 범행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미국 범죄드라마 `C.S.I(Crime Scene Investigationㆍ범죄현장 수사대)의 한 장면이 아니라 경찰이 지난해 발생한 천안 `원룸 여성 살인사건 용의자에게서 서울 상계동 술집 여주인 살인사건의 범행을 자백받은 경위다.

서울경찰청은 이 같은 첨단 과학수사 지원을 위한 `다기능 현장증거분석실을 1일 개소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곳에 22종의 첨단 장비를 배치해 지금까지 국과수에 전량 위탁해 오던 범죄현장 증거물을 직접 분석함으로써 신속한 범인 검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거분석실의 대표 장비는 ABO식 혈액 감식기, 광학현미경, 증거물건조기 등이다.

ABO식 혈액 감식기는 현장에서 수집된 피의 혈액형을 신속히 감식하고 광학현미경은 범인이 입고 있던 옷의 섬유 등 미세한 증거물을 정확하게 식별해 낸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혈액 정보만 바로 알아도 수사관들은 용의자의 범위를 크게 좁힐 수 있다"며 "피해자 옷을 잡은 손에 남아있는 섬유까지 확인할 수 있다면 범인 검거는 시간 문제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증거물 건조기는 경찰이 수집한 증거물이 유전자 감식 등 정밀검사를 위해 국과수로 옮기는 과정에서 변질되는 것을 막아 원 상태로 보존할 수 있게 해주는 장비다.

경찰은 "그 동안 혈액 등 증거물이 돌연변이를 일으키거나 부패할 위험 속에서 국과수로 보내졌지만 이젠 그런 걱정을 덜게 됐다"며 "천안 원룸 여성 피살사건에서 포도껍질을 증거로 삼을 수 있었던 것도 증거물건조기 덕분"이라고 전했다.

족윤적시스템은 1만5천개의 국산과 외제 신발 바닥의 문양이 입력돼 있어 범인의 신발을 찾아내 준다.
`휴대용 가변광 장비는 형광가루를 뿌린 뒤 적외선 및 자외선을 비추면 범인이 현장에 남긴 흔적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브레인스토밍이란 별명이 붙은 수사통합자료시스템은 1964년부터 지금까지 서울에서 발생한 모든 사건의 수사기록이 저장돼 있어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검색할 수 있다.

발생 일시와 장소, 피해자, 피의자는 물론 범죄유형, 수사팀, 범죄 동기, 수사결과 등 다양한 검색어로 사건을 찾아볼 수 있어 방화, 성폭행, 살인 등의 연쇄범행을 막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경찰은 내다봤다.

4천900만여개의 지문이 입력된 지문자동검색시스템, 1만910개의 요소를 조합해 사람 얼굴을 무한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컴퓨터 몽타주 작성 시스템도 현장증거 분석실의 자랑거리다.

서울경찰청은 작년 9월 분석실 설립 계획을 세우고 10월 말 내부 시설 및 장비를 도입해 시험 운영을 마친 상태다.

경찰은 현재 변사검시관 5명, 범죄분석관 2명, 전문 감식요원 2명과 현장요원 224명으로 분석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과수, 법의감식연구회 등 외부 기관의 협조를 얻어 과학수사의 질을 높여 간다는 계획이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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