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민 일해공원 찬반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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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지금은 일해공원 명칭에 대해 찬성한다,반대한다는 말을 함부로 못하고 있습니다..찬.반 이야기를 잘못 꺼냈다간 상대편 주민들로부터 바로 항의를 받기 때문입니다".

5일 연합뉴스 기자가 만난 합천 주민들은 모두 자신의 분명한 의견 밝히기를 꺼렸다.

최근 합천군청 홈페이지를 비롯한 포털사이트에 일해공원 반대와 합천 농산물 불매, 오는 4월 열리는 벚꽃축제 불참, 합천 관광지 관람금지 등의 비난 글이 폭주한 뒤 찬성측도 반대측도 이젠 서로의 주장을 내세우지 않는다.

외부에서는 대부분 군민들이 반대하는 것으로 비춰지지만 사실은 찬성하는 주민들도 많으며 실제 합천읍 내는 찬반여론이 전체 주민의 50대50대 정도로 나눠져 있다.

합천읍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모(48)씨는 "이전에는 이웃 주민들이 새천년 생명의 숲 명칭을 일해공원으로 해야된다 일해공원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등 이야기를 주고 받았으나 요즘은 "하지말자고 말을 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혹시 찬성하는 말을 하면 합천을 찾은 외지인 중 이를 반대하는 사람으로부터 구두폭행을 당할까 두렵고 또 전 국민들이 반대하는 공원명칭을 합천군민만 찬성한다는 오해를 살까 걱정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율곡면내는 다르다.

일부 마을 입구와 교량 등에는 합천군의회의 일해공원 명칭 찬성 성명을 적극 찬성한다는 등 일해공원 찬성 주장을 적은 현수막 10여개가 아직도 걸려 있다.

반대여론을 의식해 선지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율곡면 내 한 마을 주민은 "우리 지역에서 배출한 대통령의 아호를 공원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주민들도 공감하고 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일부 언론에서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만 알리는 편파 보도를 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이에반해 일해공원 명칭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새천년 생명의 숲이란 공원명칭이 살아있고 비전이 있는데 왜 합천군에서 역사적 죄인의 아호로 바꾸려하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새천년 생명의 숲에 운동나온 조모(55.여)씨는 "합천읍의 관문에 세워진 공원의 명칭을 학살자로 낙인찍힌 전 전 대통령의 아호를 사용한다는 것은 전체 군민을 욕 보이는 것"이라며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합천군은 전국적으로 반대여론이 들끓자 명칭을 확정해 놓고도 시행은 유보하는 상태.

새천년 생명의 숲 명칭 변경을 추진하는 합천군청 담당자는 "지난달 29일 군정조정위원회에서 일해공원으로 확정했으며 공고까지해 사실상 새천년 생명의 숲이 아니라 일해공원으로 바낀 상태"라며 "그러나 반대여론을 의식해 시행을 늦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심의조 군수가 일해공원은 군민의 뜻에 따라 결정된 명칭이며 철회나 재검토 생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 군수와 가까운 지인들은 "만약 반대하는 군민의 수가 많지면 일해공원 명칭을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심 군수가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해 반대여론이 지속될 경우 심 군수의 심경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hch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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