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산업현장 해성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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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연합뉴스) 홍동수 기자 = "제주도를 전 세계 치어 생산기지로"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 일출봉 해변에서 육상양식장 해성수산을 운영하는 박진우(朴鎭佑.41) 사장이 내건 구호다.

해성수산은 양식장 면적이 2천300여㎡에 불과하지만 치어 생산에 적합한 최적의 환경을 갖춘 유망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성산리에서 태어나 유년시절부터 바다와 벗하며 자란 박 사장은 1986년 부산수산대를 졸업한 뒤 양식업체에서 일하며 견습 과정까지 거친 외곬 수산인이다.

그는 1993년 직접 양식장 운영에 뛰어든 뒤 몇 차례 시행착오 끝에 9년만인 2002년 마침내 치어 대량생산 기술을 터득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 `강담돔 양식 성공으로 양식어종 다변화 = 치어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박 사장은 지난해에는 부가가치가 높은 `강담돔 치어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돌돔의 사촌격으로 점박이 형태를 띠고 있는 강담돔은 주로 제주도 남부 해역에서 자라는 아열대성 어종이다. 돌돔과는 달리 산란을 유도하는 과정이 어려운 어종으로 꼽힌다.

박 사장은 경남 통영에 위치한 어류친어센터인 `한일씨월드와 공동연구에 착수, 3년여 만에 강담돔의 수정란을 확보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해성수산 양식장에서 독자적으로 부화와 상품용 치어 생산에 성공했다.

제주도 양식산업이 넙치 일변도인데다 넙치 치어마저 과잉공급되는 상황에서 고부가가치 어종인 강담돔 치어 생산에 성공함으로써 양식어류 다변화를 통해 전체 양식업계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박 사장은 "생명체, 특히 치어는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해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세심한 정성으로 보살피고 상황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면서 "치어의 컨디션을 주의깊게 관찰하며 생명체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직감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성수산의 부화동과 치어동에는 수족관마다 주어종인 넙치에서부터 돌돔, 농어, 강담돔 치어까지 다양한 어종이 자라고 있다.

박 사장은 지금도 새로운 어종을 양식하기 위한 실험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박 사장은 몇년 전에는 해안가에서 우연히 정체 불명의 치어를 발견해 수족관에서 키운 결과 횟감으로 우수한 희귀어종인 `돗돔으로 확인되자 치어 생산을 위한 친어(산란용 성어)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하기도 했다. 물론 주의 부족으로 실패했지만 박 사장은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현재 해성수산 수족관에는 일반넙치와 구별되는 `줄넙치 친어도 자라고 있다.

이 처럼 양식어류를 다변화하는 일은 시간적, 경제적으로 적지않은 부담이 따른다.

안정성만을 추구하면서 새로운 치어 양식에 나서지 않는 주변 양식업체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일도 박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시행착오 끝에 어렵게 확보한 치어생산 기술을 전수받기는 커녕 치어 마저 분양받기를 꺼리는 분위기라는게 박 사장의 설명이다.

박 사장은 "이런 상황에서도 해성수산의 치어가 우수하다는 점을 인정받아 기존 넙치나 돌돔 치어는 물론 어렵게 분양한 강담돔 치어까지 좋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연간 매출액이 20억원 수준으로 경영도 안정궤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 천혜의 양식 여건 = 해성수산이 치어 대량생산에 성공하고 강담돔 등 새로운 양식어종을 개발할 수 있었던데는 박씨의 `도전정신과 정성 뿐만 아니라 양식에 적합한 제주 자연환경도 한 몫을 했다.

무엇보다 청정한 바닷물, 특히 지하해수가 해성수산을 성공하게 만들었다. 세계적으로도 해수를 지하수로 뽑아올릴 수 있는 곳은 극히 드물다.

지하해수를 양식에 활용함으로써 사시사철 일정한 성분과 온도를 지난 양질의 바닷물을 치어에게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나아가 해성수산은 순환여과식 시설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순환여과식은 수족관으로 끌어올린 바닷물을 일정 기간 계속 사용하면서 찌꺼기만 걸러내는 방법이다.

특히 이 방법은 수온을 손쉽게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강담돔 같은 아열대 어종의 경우 치어 단계를 지나면 수온을 높여줘야 빨리 성어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순환여과식 시설을 도입하는 게 필요하다는 게 박 사장의 설명이다.

◇ 해외시장 개척..끝없는 도전 = 제주도를 `치어 생산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운 박 사장은 2004년부터 중국에 넙치 치어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박 사장은 또 중국 현지에서 직접 양식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현재는 환율 때문에 당분간 수출을 중단한 상태이지만, 치어 수출에 대한 박 사장의 집념은 확고하다.

지난 해에는 호주 현지의 순환여과식 양식장에서 넙치 치어를 키우면서 국내 양식장에 순환여과식 시설을 도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호주의 한 사업가가 해성수산의 치어생산 실태를 살펴본 뒤 제주에 대규모 시설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면서 "제주도가 치어 생산기지로 도약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박 사장의 도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박 사장은 "넙치 양식도 처음에는 극소수 모험가들이 시도한 것"이라며 "주도면밀한 계획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양식기술을 개발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화 가능성이 있는 어류는 어종을 불문하고 치어생산을 시도한다는 게 박 사장의 철학이다.

박 사장은 심지어 다른 지역에서 이미 실패한 `전복진주 양식에까지 도전하고 있다.

양식장에 별도로 전복동을 마련해 놓고 있는 박 사장은 "전복양식이 실패한 것은 반구 형태 진주 생산에 머물러 상품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온전한 구형의 진주 생산기술을 이미 파악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전복진주 양식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 양식산업의 종착역이 전복진주가 되도록 이번 시도를 꼭 성공시켜 양식업계에 그 기술을 보급하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dsh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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