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北, 개방적.책임있는 태도로 지원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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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 5만t 지원 약속 15개월째 미뤄
"美, 대북지원 절대 배제하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서동희 기자 = 방한 중인 장 피에르 드 마저리 세계식량계획(WFP) 평양사무소 대표는 29일 "북한 당국이 WFP를 통한 식량지원을 받기 위해 이전보다 더 개방적이고 책임있는 태도로 추가 지원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지난 23~27일 토니 밴버리 WFP 아시아 지역 본부장과 함께 신의주, 용천 등을 답사했던 드 마저리 대표는 이날 시내 수송동 서머셋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4년 이후 북한 정부가 현장 식량 조사를 거부해왔으나 북한이 이를 다시 허락했다"고 소개한 뒤 이 같이 말했다.

드 마저리 대표는 북한의 식량난에 대해 "2007년에는 100만t의 식량이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WFP는 북한 주민에게 필요한 식량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지만 이는 공여국들이 행동에 나서 지원을 해줘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4월에 시작되는 이번 춘궁기는 어느 때보다 더 길고 더 혹독할 것"이라면서 "이는 곧 모자 사망률, 취약계층 사망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WFP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드 마저리 대표는 식량사정 악화에 대해 무엇보다 한국의 지원 감소를 지적했다.

그는 "2005년말 한국 정부는 WFP에 대북 지원용 식량 5만t을 공여하기로 약속했지만 15개월째 계속 미루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6자회담에서 도출된 북핵 폐기 관련 초기이행조치가 어떻게 되는지 지켜본 뒤 다시 얘기하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드 마저리 대표는 "6자회담에 대한 보도가 많았고 북한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이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정작 식량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으로 표현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양자 지원보다 WFP 등과 같은 다자 기구를 통한 지원이 더 효율적이고 효과도 더 크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한국은 주권국가이기 때문에 스스로가 원하는 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WFP를 통한 대북지원과 관련, 드 마저리 대표는 "미국은 북한에서 WFP가 지난 12년동안 활동을 전개하는 데 있어 최대 공여국이었으며 2005년 이후에는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며 "최근 WFP와 워싱턴에서 가진 논의에서 미국 정부는 북한에서의 식량 확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미국의 도움도 절대 배제시키지 않을 것임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최근 유엔개발계획(UNDP)의 대북사업 자금 집행에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대북사업을 중단하고 유엔이 지원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에 나선 것과 관련, 드 마저리 대표는 "실무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면서 "지난 1월 반기문 사무총장이 내린 지시에 따라 WFP에 대해서도 외부 감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해 9월 평양사무소 업무를 시작한 장 피에르 드 마저리 대표는 지난 28일 밤 한국에 도착했으며 청와대, 통일부, 국회 등을 접촉해 대북지원 관련 의견을 교환하는 등의 일정을 소화한뒤 30일 떠난다.
dhsuh51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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