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산업현장◀ (37) ㈜ 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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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연합뉴스) 고준구 기자 = "조선(造船) 대국 코리아의 비결은 중소기업의 기술력에 있다"

선박 건조분야 기자재 생산업체로 출발, 국제 조선업계 선두권 업체에 유압제어라인 핵심부품을 제공하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한 ㈜ 대천(대표이사 이창우.61)이 있다.

중소 제조업체가 밀집해 있는 경남 김해시 고모공단에 자리잡은 이 회사는 일반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업체다.

그러나 30년 가까이 선박 부품의 한 분야만 고집한 이 회사는 국내외 조선업계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축적된 노하우와 끊임없는 품질향상 노력으로 사세를 확장, 세계 시장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20여개 조선사는 물론 중국과 일본, 독일, 영국, 러시아, 핀란드, 네덜란드, 크로아티아 등 국제 해운.조선업계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15개 국가의 관련업체와도 부품 주거래 계약을 체결,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 "집념으로 한 우물만 판다" = 1981년 10월 부산에서 설립된 ㈜대천은 소규모 선박 기자재 업체로 첫 발을 내디뎠다.

케이블 외장 제거용 칼, 플라스틱 파이프 집게 등 조선관련 각종 부품 생산을 시작한 이 업체는 품질을 인정받아 1990년부터는 상품군을 선박용 관(tube)으로까지 확장했다.

이어 ㈜대천은 1997년 현재 본사와 공장이 자리잡고 있는 김해시 진례면 고모공단으로 터를 옮겼다.

대지 5천평, 건평 2천평 규모의 이 회사 공장에는 현재 58명의 직원이 조선 대국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연방 굵은 땀방울을 쏟아 내고 있다.

1997년 10월 신규 건조 선박 500척에 대한 부품공급 계약을 수주한 이 회사는 2000년과 2002년에도 각각 1천척, 1천500척의 부품공급 계약을 따내며 선박용 튜브 생산 이후 16년 간 국내외에서 건조된 3천여척에 튜브를 독점공급, 업계에서 명실상부한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노력에 따라 ㈜대천은 1998년 10월 자사 제품에 대한 ISO9002 인증을 얻었으며 1999년 1월에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이듬해 1월에는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최우수 협력업체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와 함께 한국과 미국(American Bureau of Shipping), 영국(Lloyds Register of Shipping), 독일(Germanischer Lloyd), 프랑스(Bureauveritas), 이탈리아(Registro Italiano Navale Group), 노르웨이(Der Norske Veritas) 등 전 세계 7개국의 선급협회로부터도 승인을 받고 있다.

◇ "성장 비결은 축적된 노하우" = 이처럼 ㈜대천이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조선업계에서 번듯하게 명함을 내밀 수 있었던 이유는 끊임없이 기술을 개발하면서 한 분야에 집중함으로써 노하우를 축적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회사의 주력제품은 선박의 유압 제어라인에 사용되는 튜브다. 통상 스테인리스나 구리를 원자재로 쓴다.

그리고 이 튜브는 선박의 구조적.기계적 특성에 맞게 최대 10가닥의 튜브를 한 데 묶어 더 큰 단위의 단일 튜브(multi-core tube)로 생산된다.

이 과정에서 회사 측은 특수 열처리 공법을 적용, 이음새 작업 없이 최대 800m 길이의 튜브를 만들어 유연성을 극대화하고 선박 탑재 작업도 간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 제품은 다른 경쟁업체에서 만드는 동종 제품에 비해 단위당 길이가 400~500m가 길어 조선소에서 선체에 탑재하는 과정도 최대한 용이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천이 자랑하는 기술이 피복탈피 시스템(sheath removing system)이다. 선박 건조과정에서 튜브를 연결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회사 측이 고안해 낸 시스템이다.

그동안 조선업체들은 튜브 연결 부위의 피복을 날카로운 도구로 벗겨냈으나 이 시스템이 적용된 이후에는 튜브 안에 고정된 심을 손으로 잡아 당기는 것만으로도 피복을 벗겨낼 수 있어 작업과정에서의 근로자 안전사고 가능성을 차단했다.

◇ "외고집 장인정신으로 파고 넘어" = 튜브 제품 생산 첫 해인 1990년 매출 30억원을 기록했던 이 회사는 지난해 유럽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 시장에서만 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모두 220억여원 규모의 제품을 판매할 정도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전 직원이 60명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규모의 회사로서 현재의 수준까지 회사를 발전시키는데는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게다가 제품 원자재인 구리와 스테인리스의 국제 가격이 최근 들어 파동에 가까울 정도로 심하게 요동치는 상황에서 성장세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고 회사 관계자는 말했다.

이 회사 김동주 상무이사는 "그간의 생산과정에서 얻은 노하우와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제 조선업계의 유력 기업들을 주거래처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하면서도 "이러한 과거의 성과를 보고 즐거워하고 있기에는 원자재 가격 불안 등 생산 업무의 주변환경이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전했다.

김 상무는 이어 "업체 간 경쟁도 갈수록 격화되고 있어 언제까지 지금의 영광을 누릴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는 판단"이라면서 "앞으로 기술개발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 투입,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rjko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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