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서울 속 문화유산 개화의 정동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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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일중 편집위원 = "제 뒤에 보시는 것이 러시아공사관 터입니다. 사바틴이라는 사람이 설계한 건데 벽돌조 르네상스식 건물로 지어졌습니다."

건축가 조인숙(다리건축 대표 건축사) 씨가 그의 말을 한 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귀를 기울이는 33명의 내.외국인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명성황후 시해사건 이후에 고종황제가 이쪽으로 피신해 기거하다가 다시 덕수궁으로 돌아가신 그런 곳이죠. 여기를 발굴해 보니까 덕수궁까지 통하는 통로가 나왔다고 합니다." 서울문화재단이 마련한 문화는 내 친구 프로그램 중 22일 오후 덕수궁 근처 정동 일원에서 있었던 개화의 정동 산책 행사다.

조씨의 말이 끝나면 이 행사에 참석한 외국인들을 위해 영문월간지 Seoul의 편집장인 로버트 콜러 씨의 영어 설명이 곧바로 이어진다.

오후 2시부터 5시 조금 넘은 시간까지 이어진 개화의 정동 산책은 조씨와 함께 서울의 살아 있는 골목을 돌아보는 행사로는 두 번째다.

매달 네 번째 일요일에 이뤄지는 이 서울시민 문화충전 프로젝트의 3월 코스는 서울의 심장이라는 주제 아래 숭례문, 소공동, 태평로, 청계천광장, 세종로 일대를 자세한 안내와 함께 둘러보는 것이었다.

이달의 코스는 19세기 외래문화의 유입과 조선 말기의 명암과 관련된 건축물들을 소개하는 것.

"여기가 중명전(重明殿)입니다. 이 건물은 조선 궁궐 내에 지어진 최초의 서양식 건물이며 고종이 외국 사절들을 만났던 곳이죠. 또 을사늑약(乙巳勒約)이 체결된 장소입니다. 지금은 덕수궁 밖에 있는 것 같지만 여기나 바로 옆의 미국 대사관저인 하비브 하우스 원래 모두 궁궐 안에 있었던 것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 배재학당 본관, 정동제일교회, 이화여고심슨기념관, 구세군 본관 등을 돌아본 이날 행사에는 한 독일인 부부와 일본인 등 외국인들도 참가했다.

개화의 정동을 소개한 조씨는 "내외국인 가릴 것 없이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행사입니다. 사실 서울 거리를 걸으면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스쳐지나가는 건물들의 내력을 설명해 문화나 역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죠." 라고 설명한다.

하비브 하우스 앞을 지나면서 이 거리를 와 본 적이 있느냐는 말에 30여 명의 시민 참가자 중 절반 이상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답한다.

이들은 또 서울성공회성당 건물의 부속건물인 성공회성가수녀원 안의 잘 가꿔진 정원 모습에 도심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는 줄 몰랐다"며 놀라기도 했다.

일본에서 직장을 다니다 한국말이 배우고 싶어 서울에 왔다는 기요미 이시구로(여) 씨는 "일반 관광투어와는 달리 건축물에 초점을 맞춘 행사여서 아주 뜻깊었다."며 다음달 27일에 있는 보존과 개발의 만남:북촌 산책 프로그램에도 꼭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문화재단이 마련한 문화는 내 친구는 서울시민의 문화체험프로그램으로 매달 네 번째 일요일 오후에 치러진다. 서울 속의 ▲미술유적 ▲문화유산 ▲건축문화 ▲박물관 ▲전시장 ▲문학 ▲아틀리에 투어 등이 있다.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매달 1-5일 기간에 서울문화재단 사이트(http://sfac.or.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kangfa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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