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불안.희망이 교차한 골든로즈호 가족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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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타이=연합뉴스) 조계창 특파원 = 골든로즈호 침몰 5일째를 맞은 16일 중국 옌타이(烟臺) 현지에 있는 실종선원 가족들은 초조감과 불안감이 교차하는 가운데서도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수색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었다.

애초 이날 오전 9시 옌타이항을 출발, 사고해역을 방문키로 했던 가족들은 기상조건이 나빠 방문이 하루 뒤인 17일로 연기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실종 선원 임규용(44)씨의 형 규성(48)씨는 "우리가 사고현장을 가겠다는 것은 단지 현장을 보고 싶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라 가족들이 현장을 방문하면 뭔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사고해역에 달려가 이름을 부르면 어디서든지 얼굴을 내밀고 우리를 맞이할 것 같은 기분이 바로 현재 가족들의 심경"이라며 "수중수색이 계속 늦어지면 지금도 선체 내부에 생존해있을지도 모르는 선원들의 구조가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며 발을 동동 굴렀다.

사고해역 방문이 하루 연기되자 현지 사고대책반은 오전 8시30분께 가족들 상대로 수색진행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현지 한인교회에서 특별예배를 볼 수 있도록 안내했지만 대부분 가족들은 초조감 속에서 외출을 자제한 채 혹시나 모를 희소식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이날 정오께 옌타이시 부시장이 직접 숙소인 빈하이궈지(濱海國際)호텔을 찾아 이곳에 묵고 있는 가족들을 위로하기도 했지만 이들의 비통한 심경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일부 가족들은 수중수색이 아직 시작되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고가 난 지 5일째가 됐는 데도 아직까지 수중수색도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실종 선원 가운데 최연소인 하지욱(20)씨의 아버지 경헌씨는 "옌타이에 도착하면 당장이라도 바로 수중수색이 시작될 줄 알았는 데 아직까지 측량자료도 넘겨받지 못하고 이렇게 시간을 보낸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정부에서는 수중수색이 지연되는 기술적인 이유만 자꾸 되풀이해서 얘기하고 있는 데 마냥 기다리다 지치면 돌아가라는 얘기가 아니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나도 18년 군생활을 통해 청춘을 나라에 바친 사람으로서 옛날에는 이런 사고를 당한 사람이 이민가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번 사고를 겪고 나도 그 심경을 100%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정부에 원망을 털어놓다가 "이제는 감정이 북받쳐 올라 더는 말을 못하겠다"며 말문을 닫아버리기도 했다.

실종 선원 한송복(44)씨의 동생 성욱씨는 "지금도 배안의 우리가 모르는 부분에 선원들이 살아있을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냐"며 "하지만 이렇게 수중수색이 늦어지면 수색이 시작되기 바로 전에 선원들이 사망했는지 여부도 알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가족들은 전날 숙소에서 진행된 옌타이 해사국 사고 설명회에서 "실종선원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설명에 크게 낙담하기도 했지만 이날 해경 구조함이 사고해역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들끼리 모여 자체 대책회의를 갖는 등 지푸라기보다 가는 것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꺼져가는 기대감을 가까스로 되살려나가는 분위기였다.

가족들은 골든로즈호가 보유한 3척의 해난 구명보트 가운데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는 나머지 1척에 탈출한 생존 선원들이 타고 표류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phillif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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