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경 "한때 결혼 안하고 아이만 낳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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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불량커플로 8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자기 일을 사랑하고 자기 자신을 생각하는 여성이라면 한번쯤 결혼은 하지 않고 아이만 낳고 싶다는 생각해봤을 거예요. 저 역시 20대 후반에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열 손가락에 도발적으로 바른 검정 매니큐어, 지방이라고는 하나도 잡히지 않을 듯한 마른 몸매, 붉은 톤이 감도는 섹시한 퍼머 머리….

6월2일 첫 방송하는 SBS 불량커플(극본 최순식, 연출 이명우)로 8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배우 신은경(34)의 모습에서는 오랜만에 시청자들을 만나는 것에 대한 설렘과 각오가 한눈에 묻어났다. 배우로서의 부단한 자기관리와 욕심이 보는 이에게도 신선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23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불량커플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신은경은 "이번 작품 때문에 일부러 살을 뺐다. 또 1년간 술을 끊었더니 많이 빠지더라"며 특유의 시원한 웃음을 터뜨렸다.

"5~6㎏ 정도 빠졌는데 체지방이 많이 없어졌어요. 절제를 많이 했습니다. 특히 촬영 직전에 많이 조절했죠. 극중 맡은 역이 자기를 사랑하고 어떻게 보면 이기적인 여자잖아요. 그런 여자라면 스스로를 망가뜨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집에 혼자 있을 때조차 망가지지 않을 여자죠. 그러다보니 촬영하면서 옆구리살이 주책맞게 보이면 안되잖아요. 자연스럽게 절제를 많이 하게 됐죠."

신은경은 불량커플에서 결혼은 하고 싶지 않지만 아이는 갖고 싶은 패션잡지 편집장 김당자 역을 맡아 1999년 SBS 파도 이후 처음으로 브라운관 나들이를 한다. 직업적으로나 아이만 낳겠다는 생각에서나 요즘 젊은 여성들이 부러워할 만한 캐릭터다.

"여자들이 동경하는 이상적인 인물이죠. 그런데 그 이면에는 얼마나 피눈물 나는 관리를 하겠어요. 제 직업인 배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 해요."

극중 최고의 유전자를 가진 남자를 만나 그로부터 씨를 받으려는 김당자는 목적을 위해 목표한 남자 앞에서 온갖 섹시한 모습으로 유혹을 한다. 이 때문에 신은경은 극중 파격적인 의상을 많이 소화하며 처녀시절 부럽지 않은 미모를 뽐내게 된다.

"영화 창 이후로 이렇게 노출이 심한 경우는 처음이에요. 촬영장에서 스태프가 어디다 눈을 둬야할지 모를 정도라네요. 속옷 차림으로도 촬영했거든요(웃음). 그런데 어색할 법도 한데 드라마 상황이 너무 웃기고 재미있으니 창피한 것은 못 느끼고 촬영합니다. 하나도 어색하지 않고 참 재미있어요."

그는 김당자의 가치관에 대해 "이 드라마의 주시청층이 30~50대 여성일 텐데 늘 선택받기를 기다리기만 했던, 꽃처럼 누군가 나를 꺾어주기를 기다렸던 분들"이라며 "그런데 김당자는 자기가 동물적으로 변해서 찾아나서고 사냥을 나가는 인물이어서 성 역할 전환의 시대를 대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 역시 한때는 결혼은 못해도 아이는 낳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20대 후반에 한창 일을 할 때 저 역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일하다 연애도 못하고 결혼도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싶더군요. 그런데 그렇게 되더라도 아이는 꼭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 느낀 감정이 이 드라마를 연기하면서 많은 도움이 됩니다."

지금은 결혼도 하고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일 중독자로 살다 보면 남을 위해 희생하는 게 힘들어진다"면서 "그런 생각을 바꾸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면 변신이 되겠지만, 일로 너무 바쁘고 자기 일을 사랑하고 자기를 생각하는 여성들은 김당자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이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제가 생동감 있는 느낌보다는 정형화되고 생명력이 없는 느낌이 강한 것 같아요. 그에 반해 김당자 는 굉장히 입체적이고 올록볼록한 캐릭터예요. 더 나이가 들고 더 이미지가 고정화되기 전에 변신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같은 이유로 주변에서 이 역을 적극 추천했구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 같은 역입니다. 매회 80% 정도 등장하기 때문에 사실 몸은 너무 힘들지만 살아 숨쉬는 역이라 아주 재미있습니다."

한편 신은경은 인터뷰 말미에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제가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다는 것을 시청자들이 의식하고 제 연기를 봤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그만한 반전이 드라마에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사생활과 연기를 연결시키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것과는 180도 다른 발언이 궁금증과 함께 묘한 여운을 남겼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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