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늬 "반신욕 하고 싶고, 김치 먹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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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유니버스 4위 트로피 안고 귀국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5월29일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2007년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에서 톱5에 들면서 4위 입상의 영광을 안은 미스코리아 이하늬(24)가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흰색 재킷, 청바지의 발랄한 차림으로 입국장을 빠져나온 이하늬는 긴 여행에도 불구하고 눈부시게 환한 미소로 몰려든 취재진에게 인사를 했다.

미스코리아가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에서 입상한 것은 1988년 2위에 입상한 장윤정에 두 번째. 이하늬는 세계 77개국의 참가자 가운데 15명을 선발하는 1차 관문을 무난히 통과한 후 10명을 선발하는 과정을 거쳐 베네수엘라, 브라질, 미국, 일본 대표와 함께 톱 5에 들었고 최종적으로 4위를 차지했다.

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하늬는 "대회를 위해 한 달간 한국을 떠나 있으면서 새삼 한국이 얼마나 좋은 나라인가를 다시 한번 느꼈다"면서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그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우선 입상한 소감을 말해달라.

▲출국에 앞서 아무도 믿지 않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으나 목표가 미스 유니버스라 말했다. 호랑이를 그리려 했는데 호랑이를 그렸는지 고양이를 그렸는지는 모르겠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비록 조국의 품에 미스 유니버스를 안겨드리지는 못했으나 톱5의 첫 스텝을 밟았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에게는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그래서 행복하다.

--4위로 호명했을 때 느낌이 어땠나.

▲사실 무대에서는 늦게 불러줬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다행히도 어려서부터 무대 경험을 했던 게 많은 도움이 됐고 제 베스트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미스코리아가 되면서 목표가 더욱 더 구체화됐다. 일단 미스 유니버스는 내 꿈을 실현하는 큰 장이었다. 미스코리아 대회 때 겁 없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고 저를 통해 대한민국은 새로운 문화 코드가 됩니다라고 얘기했는데, 세계 대회에 나가보니 그게 정말 사실임을 느꼈다.

이번에 대회에 나가면서 세 가지 목표가 있었다. 첫째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열심히 하겠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한국 문화를 제대로 멋있게 알리겠다, 한국 전통문화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세 번째가 미스 유니버스가 되는 것이었다. 가장 잘했던 것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보여준 것이었다.

내가 가져간 가야금도 경매에서 고가에 팔렸고 한복은 아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상상 이상으로 반응이 좋았다. 이번 경험을 살려서 새로운 문화 코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준비를 많이 했다는데.

▲많이 했다. 출국하면서 쑥과 마늘을 먹으며 100일을 견뎠다고 말했는데 농담이 아니라 진담이었다. 1월부터 하루 3~4시간 정도 자면서 한국무용과 가야금을 연마했고 일반 재즈댄스와 라틴 댄스, 운동을 병행했다. 어떤 경쟁상대들이 나올 줄 모르는 상태에서 내 키나 얼굴, 미모가 대회 기준에 못 미치면 어쩌나 걱정을 했고 그러한 결점을 운동으로 잘 다져진 몸으로 커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운동은 하루에 3~4시간씩 했다. 현지에서는 메이크업도 혼자서 해야 해 배워 나갔는데 지금은 남부럽지 않은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웃음).

--대회기간 중 비공식적으로 열린 인터넷 인기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사실 현지에서는 시간도 없었고 인터넷 비용도 너무 비싸 인터넷을 보지 못했다. 가끔 그런 이야기를 전해들었는데 믿기지 않았다.

--미스코리아 대회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나 역시 그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런데 답은 너무나 분명하고 간단하다. 미스코리아는 한국의 미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필요하다.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가보니 정말로 세계적인 축제였다. 그냥 예쁜 사람들을 뽑아놓은 게 아니라 각 나라를 대표하는 미인들이 모두 모여서 전통 의상 서로 뽐내고 각자 나라의 문화를 몸소 보여주는 자리였다. 구태여 아름다움에 대해 여성의 상품화라고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시대를 풍미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인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미스코리아가 세계에 한국의 미를 알릴 수 있도록 응원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미스 일본이 1위를 차지할 줄 알았나.

▲사실 예감은 잘 못했다. 한 가지 느낀 것은 일본 팀으로부터는 조직력을 느꼈다. 해마다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출전함에도 불구하고 대회에 대한 노하우가 사실 별로 없다. 지난해 미스코리아 김주희 아나운서와 미팅하면서 하나하나 맞춰가며 준비했지만 정보가 많이 부족했다. 미스 일본은 프랑스 디렉터가 옷과 말투, 에티켓, 사진, 인터뷰 기술 등 모든 내용을 총괄하며 일관적으로 일본의 이미지를 메이킹했다.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나 개인으로 당해낼 수 있을까 싶었다.

--지금 제일 하고 싶은 게 뭔가.

▲교회에 가고 싶고 반신욕을 하고 싶다. 김치도 먹고 싶다.

--연예계 진출할 것인가.

▲이제서야 미스코리아가 어떤 일을 해야 하나 더욱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7월 왕관을 넘겨줄 때까지는 민간 외교 사절로 활동하고 싶다. 나 개인 자격으로 하는 봉사활동과 미스코리아 자격으로 하는 봉사활동은 정말 다른 것이더라. 그리고 2학기 때는 학교(서울대 음대 대학원)에 복학하고 싶다. 내 꿈은 확실하다.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어떤 무기를 가지느냐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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