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출항..범여 분화 굳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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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후보 부재, 세 불리기 난항 `한계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이 27일 양당 합당수임기구 합동회의를 갖고 `중도통합민주당(약칭 통합민주당)을 공식 출범시킴에 따라 범여권 세력 판도가 열린우리당(73석)과 통합민주당(34석)이 양립하고 40여명의 탈당파 의원들이 중간지대에 머무는 형태로 재편됐다.

통합민주당 박상천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대표직 수락연설에서 창당 강행이 `중도개혁세력 대통합으로 가는 중간단계라는 점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지만, 실제 중도대통합으로 가는 가교가 될 지 아니면 범여권 분립을 고착화하는 진지가 될 지는 미지수다.

34석으로 출발하는 통합민주당의 앞길은 험난해 보인다. 우선 통합민주당 내부에서 대선정국을 바라보는 노선상의 미묘한 차이를 극복하는 일이 과제다.

민주당측 박상천(朴相千) 공동대표는 9월 하순 추석연휴 이전에 대선후보를 선출한 뒤 열린우리당에서 별도로 선출된 후보와 대선 전에 단일화를 거쳐 본선에 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 공동대표는 연설에서 "출범 직후 `중도개혁세력 대통합 추진위를 설치, 단계적으로 중도개혁 대통합의 길로 나설 것"이라며 "대선승리를 위해 빠른 시일 내에 `대선기획단을 설치해 대선후보 경선규칙을 만들고 `대선후보 경선위원회를 발족, 9월 추석연휴 이전에 통합민주당 대선후보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비해 김한길 공동대표는 단일후보 선출을 언급하지 않은 채 "통합민주당은 과거를 털고 미래를 향해 마음을 열어야 하며 문호를 활짝 열고 중도개혁 세력이라면 누구라도 함께 해야 한다"며 "대선승리를 위해서 통합민주당의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포용과 개방의 자세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문호개방을 강조, 박 대표와 온도차를 보였다.

노선 차이를 차치하더라도 통합민주당은 자체 내에 유력 대선후보군이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는데다,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의 범여권 합류 선언으로 대선정국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당초 통합민주당 합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던 우리당 추가탈당파 의원들이 관망하는 자세로 돌아서 세 불리기도 여의치 않아 향후 진로개척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불교방송 `조순용의 아침저널에 출연, "민주당과 신당이 통합하는 것은 대통합을 위해서는 부자연스럽다"며 "민주당과 신당은 유력 후보자가 없기 때문에 결국은 대통합에 나설 수밖에 없겠지만, 그 물결에 빨리 합류하지 않으면 본인들이 오히려 낙오자가 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열린우리당의 앞길 역시 녹록지 않다. 통합민주당의 창당 강행으로 열린우리당은 `대통합을 계속 주장하는 한편, 탈당파 의원들과 시민사회세력을 규합해 제3지대에 신당을 만들고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경선을 준비하는 절차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탈당한 이목희 의원은 "대략 10월 중순까지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9월 초.중순에는 국민경선을 시작해야 하고, 8월 초.중순에는 선관위에 경선관리를 위탁해야 한다"며 "이를 역산해보면 7월 중순까지는 예비후보간 경선 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고 7월 하순에는 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손학규 전 지사도 이날 회동을 갖고 대통합 원칙을 재차 확인한 뒤 7월 중순까지는 범여권 대통합 작업이 완료돼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주당 세력과의 결합없는 판짜기를 `대통합이라고 주장하기 어렵고, 탈당파 의원들과 시민사회세력이 이 같은 정치일정에 무리없이 합류할 지가 확실치 않으며, 열린우리당을 사수하겠다는 세력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이 변수다.

이와 관련, 민주당 관계자는 "손 전 지사가 지금 국정에 실패한 사람들, 즉 열린우리당과 탈당한 몇몇 사람들과 손을 잡으면 근묵자흑(近墨者黑)이 된다"며 "어젯밤 워크숍에서 확인된 것처럼 열린우리당은 `노무현당에서 `유시민당으로 바뀔 것이고, 결국 `도로 열린당으로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범여권 세력분화가 고착화되는 수순을 향해가고 있지만, 정국상황과 지지층의 여론 변화에 따라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경선이 극적으로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중간지대에 머물고 있는 손학규 전 지사, 정동영(鄭東泳)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 범여권 주요 후보들이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경선을 강력히 촉구하고, 이에 지지층이 호응하게 되면 제 세력에 강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예비주자 가운데 한 명인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통합민주당을 창당한 분들은 스스로 대통합으로 가는 징검다리라든지 중간단계라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열린우리당에서도 당을 고수하겠다는 분들이 아니라면 빨리 탈당하는 방식으로 대통합의 물꼬를 터줘야 한다"며 양쪽에 약속 이행과 결단을 각각 촉구했다.
mangel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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