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 친일파 단죄 안된 점 지적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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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훈 교수 대한민국 이야기 서평회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논란 많은 학자" 서울대 경제학과 이영훈 교수가 최근 출간한 대한민국 이야기-해방전후사의 재인식 강의의 서평회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배재대학교 학술지원센터에서 개최됐다.
대한민국 이야기는 해방전후사의 재인식 강의라는 부제처럼 2006년 2월 출간된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의 해설판이다.
이 교수는 책에서 민족주의에 대한 혐오를 그대로 녹여냈다. 역사의 주체로 자리잡은 민족을 걷어내고 그 자리를 인간의 이기심으로 대체했다.
선량한 조선을 강포한 일본이 유린했다는 민족주의 사학도 그에게는 폐기 대상이다. 이 교수가 식민지근대화론자 혹은 식민지배 찬양론자로 불리는 까닭이다.
서평회에 참석한 강규형(명지대)ㆍ김일영(성균관대)ㆍ이훈상(동아대)ㆍ박태균(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이선민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이 교수의 사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강규형 교수는 대한민국 이야기의 기본 주제에 공감하면서도 아쉬운 점을 지적했다.
반민특위가 친일경찰을 단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이 교수의 결론에 대해 보다 철저한 비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마녀사냥식의 무차별적 친일청산작업이 없었던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모든 기준을 들이대더라도 문제가 많았던 악질 친일분자에 대한 최소한의 처리가 안 된 것이 두고두고 한국현대사의 멍에가 된 점을 지적했으면 한다"
강 교수는 또 "(이 교수와 마찬가지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업적은 대단한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방향은 맞았지만 그의 통치 스타일은 자유민주주의와 거리가 멀었던 점은 지적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와 함께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을 펴낸 김일영 교수는 "이 교수는 역사의 본질적 단위는 개별인간이며 역사는 인간이 상호경쟁ㆍ협동을 통해 이룩해가는 것으로 본다. 그런데도 일부는 이를 국가주의라고 비판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민족주의적 색채를 띤 수정주의자들의 의견과 달리 한국을 결손국가(분단국가)가 아닌 완전한 국민국가로 인정하고 그 건설과정을 연구하는 것이 과연 국가주의인가?"라고 반문했다.
박태균 교수는 "민족에서 인간으로의 회귀에는 전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근대 이전의 민족 개념이 전적으로 허구만은 아니었다는 주장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박 교수는 "민족은 아니지만 어떤 공동체적인 요소가 존재했다는 것이 근대 이후 민족이라는 상상의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됐을 것"이라며 "민족이 종속됐을 때 민족의 구성원이 이중의 종속을 받아야 한다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선민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민족주의가 점점 쇠약해 질 것, 몇 년째 역사전쟁이 부질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이 교수의 주장에 대해 "장기적으로 타당하다"는 견해를 보이면서 "중단기적으로는 학문과 구별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조선왕조가 망하자 평안도 사람들은 속으로 만세를 불렀다, 일제가 망하자 양반마을에서는 환성이 울려퍼졌지만 상민 마을에서는 조용했다는 서술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훈상 동아대 교수는 "끊임없이 피해 의식과 타자에 대한 적대감을 표출하는 민족주의 역사학에서 현재 한국의 위상에 어울리는 열린 자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이 저술의 목표는 대한민국의 발전 과정을 높이 평가하고 그 역사적 역동성과 동인을 재인식해 그 위상에 맞는 규범을 세우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 책은 단순히 민족주의를 비판하거나 현재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 주요 목적이 아니며 새로운 책무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읽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교수의 스승인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는 개회사에서 소설가 조정래 씨가 이 교수를 일본인 이상으로 일본인답다고 비판한 사실을 언급하며 "남의 인격을 모독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교수는 "조 씨가 문화인이라면 문화인의 정도를 걸어야 한다. 문화인이라면 제기된 문제에 대해 정정당당하게 대응해야지 멀쩡한 남의 인격을 비난하는 것으로 면책하려고 비겁하게 행동해서는 안된다. 조 씨의 인격이 어느 정도인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뉴라이트재단이 발행하는 시대정신에 조정래 씨의 소설 아리랑이 상당한 역사 왜곡을 담고 있다고 비판하는 글을 기고했으며 조정래 씨는 최근 동국대 강연에서 "이 교수는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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