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지2010 스위니 토드와 시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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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일중 기자 = "뮤지컬 하면 쇼적인 것을 많이 생각하는데, 어떤 연극보다도 예술적인 뮤지컬이 있다는 걸 많은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뮤지컬 배우 류정한)

"뮤지컬 춤 하면 굉장히 폭발적인 에너지를 기대하시는데, 시카고 안무의 특징은 폭발할 것 같은 에너지를 절제해 담고, 손가락 하나 탁 움직일 때 숨이 막히는 그런 감동이 있다는 거예요.(뮤지컬 배우 배해선)"

두 편의 빅 히트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추석연휴기간에 뮤지컬팬들을 유혹한다. 하나는 영국의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자주 비교되며, 살아 있는 미국의 뮤지컬 작곡가 중 최고의 거장으로 꼽히는 스티븐 손드하임(Sondheim)의 스위니 토드(Sweeney Todd). 다른 하나는 미국의 전설적 안무가 밥 파시(Fosse)의 대표 안무작품 시카고(Chicago).

팬들 입장에서는 여유만 있다면 둘 다 놓치고 싶지 않은 작품이다. 그러나 시카고의 경우 가장 좋은 좌석 값이 13만원, 스위니 토드는 10만원으로 그리 만만한 가격이 아니다.

뮤지컬팬들이 호주머니 사정으로 이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제작자들의 생각이 여기에 미치면 작품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뭔가 차별화한 홍보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다.

지난 1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있었던 시카고의 언론사사진촬영을 위한 맛보기 공연은 현란하고 관능적인 춤으로 가득찼다. 최정원ㆍ박해선ㆍ옥주현 등 출연진은 노래와 춤을 통해 관능미를 뽐냈다. 기자들도 대거 몰려들었다. 제작사인 신시뮤지컬의 홍보관계자는 왠 기자들이 이렇게 많느냐는 질문에 옥주현이 출연하는 바람에 엔터테인먼트 분야 기자들이 많이 왔다고 전한다.

이에 비해 18일 LG아트센터에서 있었던 스위니 토드의 프레스콜은 언론들의 관심 역시 높았지만 시카고 만큼 뜨겁지는 않았다. 그러나 매일 저녁 스위니 토드 공연이 끝날 때 관객들이 보이는 반응은 폭발적이라고 볼 수 있다. 관객들 중 상당수가 의자에서 엉덩이를 차고 튀듯이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는 것이 일반화했을 정도다. 작품성과 그 작품을 제대로 소화해낸 출연진에 대한 찬사다.

사실 미국에서도 손드하임의 작품이 흥행성이 높다고 볼 수는 없다. 1979년 초연 당시 스위니 토드가 뮤지컬작품상을 포함 모두 8개의 토니상을 거머쥐었다고는 하지만 그만큼의 흥행성과를 내지는 않았다. 대신 손드하임의 작품만 나오면 미국 어디라도 달려가는 광적인 팬들이 많다. LG아트센터에서 공연이 끝난 후 기립박수가 터져나오는 것도 그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파시가 안무를 맡았던 작품은 흥행성이 높은 편이다. 그의 작품에는 눈요기 거리가 많다. 대신 춤을 추는 사람은 그 동작을 아름답고 관능적으로 해내기 위해 피땀을 흘려야 한다. 밥 파시가 과거 안무를 했던 작품이 리바이벌될 때는 안무자가 얼마나 능력이 있는 사람인지 꼭 평가대상이 되곤 한다.

이번에 스위니 토드와 시카고에 출연한 배우들은 모두 호화배역진이다. 이들이 직접 손드하임이나 파시 또는 작품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을 들어보면 봐야 할 작품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스위니 토드 공연은 10월 14일까지. 시카고 공연은 30일까지.

다음은 배우들에게 들어본 출연소감.

시카고
▲최정원(벨마 켈리 역): 밥 파시의 안무는 절제를 많이 해야 해요. 동작 하나하나가 사실은 마음껏 펼치고, 스트레칭하고, 뛰고, 제끼고 하는 데 비해 연습하는 데 많이 힘들었어요. 벨마의 느낌이 많이 절제해야 하고, 자제해야 하고. 큰 것들을 작게 표현해야 했구요. 그렇지만 그 의미는 더 크게 표현해야 해서 더 힘들었어요.

▲배해선(록시 하트 역): 뮤지컬 춤 하면 굉장히 폭발적인 에너지를 기대하시는데 시카고 안무의 특징은 폭발할 것 같은 에너지를 절제해서 담고, 손가락 하나 탁 움직일 때 소름이 돋는 거 같은, 숨이 막히는 듯한 감동이 있어요. 그런 것 하나하나 완성하는 게 사실은 쉽지 않고 아직 갈 길이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시간 안에 밥 파시 안무를 제대로 소화낼 수 있었겠어요? 안무 지도하러 오신 분아 밥 파시와 10년 이상 같이 작업하셨던 분이어서 저희한테 밥 파시 안무를 제대로 알려주신 분이에요. 밥 파시 안무가 이런 거였구나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어 즐거웠습니다.

▲옥주현(록시 하트 역): 저 같은 경우 많이 고생했어요. 자세가 잘 나오지 않고. 근본적으로 발레리나들은 서 있는 형태로 항상 그런 패션을 갖고 있어야 하는 춤이거든요. 보기에는 현란하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안에서 품고 있는 에너지가 큰 동작이에요. 밖으로는 작게 표현하고. 제가 가수생활을 하다 보니까 가사에 맞는, 분위기에 맞는 춤을 화려하게만 했는데 그런 게 아니라 그걸 절제해야 하고 같은 시간에 같은 각도로 전달해야 하는 것이 저한테는 낯설었어요. 만약 제가 시카고 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밥 파시의 안무를 전수받을 수 있겠어요? 그거 자체로 큰 의미가 있는 작업 기회였습니다.

▲성기윤(빌리 플린 역): 제가 생각하는 밥 파시 춤은요, 동작이 겉으로 보이는 것이라기보다는 그 게 정신적인 부분인 거예요. 사람이 많은 제스처를 사용하다가 손 한 번 드는 것은 아무 의미가 생기지 않지만 아무런 제스처도 사용하지 않다가 손 한 번 들면 굉장한 의미가 생기는 거거든요. 극중의 빌리 플린이 조금이라도 춤을 추게 되는 버전은 두 번 있었는데 제가 세 번째라네요. 나름대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kangfa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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