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 해양자연사박물관 임양수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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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원양어선 선장 시절을 포함해 30년간 해양 관련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바다를 육지로 옮기고 싶었던 거죠"

전남 해남 땅끝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다도해의 잔잔한 바다와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 그리고 이곳이 있어 더욱 특별한 추억이 남는다.

작지만 눈이 번쩍 뜨이는 땅끝 해양자연사박물관이 감동을 전해 주고 있다.

2002년부터 폐교를 인수해 해양자연사라는 독특한 테마의 박물관을 운영해 오고 있는 임양수 관장(51)의 인생이 이 박물관에 오롯이 담겨 있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13년간 원양어선 선장으로 생활하던 시기를 포함해 대략 30여 년간 해양에 관련된 자료들을 모아왔다"는 임 관장은 "결국 우리 땅의 시작인 해남에서 박물관을 개관하고 운영 할 수 있어 더 뜻이 깊다"고 말했다.

그가 해양 자연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여수에서 해양대를 졸업하고 원양어선을 타게 되면서부터다.

전 세계를 돌아 다니며 만나게 된 아름답고 희귀한 바다 생물의 매력에 빠져 한 개, 두 개 사 모으던 수집품이 30년이 지난 지금은 4천 종, 100만 점에 이르고 있다.

자그마한 규모의 학교를 개조해 만든 탓에 처음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무심코 들렀다가 전시품의 규모에 새삼 놀라곤 한다.

화석에서부터 조개류와 어류, 각종 바다생물 전시실, 해양생태계 디오라마 등으로 구성된 박물관은 바다 생태계의 발달과정을 한 눈에 둘러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물과 아기자기한 정원을 연상케 하는 주변 전경이 부지런한 주인의 손길을 절로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교실 벽을 터 마련한 자그마한 전시공간이지만 초대형 고래상어를 비롯해 각양각색의 바다생물들로 가득 차 있어 가족단위 관람객들과 어린이들의 자연학습관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는 "박물관 개관을 돕느라 공무원이던 아내까지 직장을 그만 둘 정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다 건물이 낡아 박물관으로 개조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만 지금은 땅끝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나름대로 명소로 자리 잡은 것 같아 뿌듯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물품을 수집하던 초기부터 입버릇처럼 해양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던 남편의 꿈을 이해하기에 부인 김화성(49)씨도 방문객이 찾아오면 안내를 도맡을 정도로 열성이다.

임 관장은 박물관을 찾는 학생들과 관광객들에게 단순한 전시품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바다생태의 보존과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더욱 중요한 목적을 두고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이 관람 오면 우선 바다란 무엇이고 바다가 우리의 생활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지부터 설명한다"는 그는 "바다는 우리의 미래를 바꿀 중요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의 해양자연사박물관은 3년 뒤 인근으로 확장 이전하게 된다.

지금의 좁은 부지를 벗어나면 절반도 전시되지 못하고 수장고에 갇혀 있는 수집품들이 빛을 보게 된다.

여기에 각종 체험시설을 확장하고 전시공간을 다양화 하면 땅끝의 또 다른 상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임 관장은 지금도 희귀한 자료가 있다는 소문만 들리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한걸음에 찾아가는 것이 일상이다.

바다를 떠난 지 오래지만 아직도 바다에 미쳐있는 마도로스는 오늘도 꿈을 꾼다.

푸른 바다를 육지로 옮기는 꿈을..

chogy@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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