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출판.책은 문화산업 마지막 아날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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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북시티 국제출판포럼 개막

(파주=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현재의 후기 산업사회는 모든 문화를 대중문화라는 자극적 상품으로 만들어 끊임없이 소비하기를 강요한다. 이에 비하면 출판과 책은 문화산업에서 마지막 아날로그의 세계다."

31일 오전 파주출판도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린 파주북시티 국제출판포럼의 기조강연을 맡은 소설가 황석영(64)씨는 출판과 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씨는 "지구상에서 멸종돼 가는 수많은 생명의 종들을 지켜내려는 환경운동가의 노력처럼, 출판은 각 지역의 고유한 삶과 문화를 보존하고 공동체를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출판과 책이 각국의 고유한 언어와 문화를 지켜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체제 이후 양극화가 심화되고, 선진 자본주의 나라와 주변부 나라는 마치 대도시와 벽지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처럼 돼 가고 있어 소외된 지역의 언어와 문화는 재빠르게 잊혀지고 소멸되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황씨는 "아시아는 서구에 의해 수동적으로 근대화 과정을 겪었지만 이제부터는 스스로의 문화 문명권을 새롭게 형성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아직도 아시아 각국이 변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고 사회적 실험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씨는 또 해외에 체류했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국 문학은 민주화가 이뤄진 뒤인 10여년 전부터 해외에 본격 소개되고 있어 이제 걸음마를 떼고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황씨는 "아시아 내부에서도 각국 문학의 상호 교류 범위는 매우 좁은 실정"이라고 지적하고, 서구에 비해 다양한 언어를 배운 번역자가 부족한데다 각국마다 다른 근대화 과정을 거쳤으며 각각의 사회 시스템이 달라 정치, 종교,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검열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분석했다.

황씨의 기조강연에 이어 출판 비즈니스로서의 아시아 문학과 장래 전망에 대해 발표한 가가와 히로시(賀川洋) ㈜일본양서판매 대표이사는 "아시아 작가들이 자신의 판권 관리에 적극 나서 세계 시장에 작품을 알리고, 해외에 작품을 소개하는 에이전트와도 긴밀한 네크워크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버드대학교 한국문학 박사과정에 있는 웨인 데 프렘에리는 "훌륭한 한국 문학작품을 영어로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산업은 지금까지 무시된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밖에 포럼에는 이화여대 초빙교수인 프랑스 소설가 르 클레지오, 터키 작가 ?넴 이쉽귀젤 등이 참가해 아시아 문학출판에 대해 논했다.
j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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